봇물 터진 P2E 게임…아이템 중개업체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봇물 터진 P2E 게임…아이템 중개업체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3.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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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4' 글로벌 흥행했다지만…위믹스 매출이 대부분
'P'와 'E' 균형 잡아야 살아남는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러스트=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올해 들어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돈 버는 게임인 'P2E' 게임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을 현금 거래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가상자산이 적용돼 업체별 플랫폼에서 거래를 통해 현금화한다는 점에는 관심이 간다. 다만 과거 '쌀먹'으로 불리던 행위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없고 Play보다 Earn에 집중할 경우 게임 자체의 '재미'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위메이드 선두에…넷마블·조이시티·컴투스 출격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게임사들은 본격적인 P2E 게임 러시에 돌입했다. 지난해 8월 글로벌 버전으로 정식 출시된 위메이드의 '미르4'를 신호탄으로 P2E 게임에 본격적인 물량 공세가 이뤄지는 양상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P2E 게임에 가장 먼저 진출한 위메이드가 위믹스 매도 매출을 제외하면 큰 실적을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출시되거나 P2E 시스템이 업데이트된 게임은 위메이드의 '라이즈 오브 스타즈', 조이시티의 '건쉽배틀:크립토 컨플릭트', 넷마블 'A3:스틸얼라이브' 등이다. 컴투스가 C2X 생태계 시스템을 공개한 ‘서머너즈 워:백년전쟁’과 넷마블의 '골든브로스'도 예정됐다. 게임사별로 제각각 제시한 블록체인 시스템도 눈에 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플랫폼'을 일찌감치 구축해 '미르4'에서 발굴할 수 있는 '흑철'을 '드레이코'로 불리는 유틸리티 코인으로 교환, 이를 매매해 최종적으로 원화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넷마블은 'MBX(MARBLEX)', 컴투스는 'C2X 플랫폼'으로 저마다의 토큰 이코노미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 시세 불안에 게임 가치 떨어지면 토큰 가치까지 추락

P2E 게임은 흔히 과거 횡행했던 아이템 거래와 비교된다. 인게임 콘텐츠를 통해 특정 아이템을 채굴하거나 수집해 이를 현금화하는 점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아이템 거래는 '쌀먹'이라고 불리며 게임 내 휘귀한 재화나 화폐 가치를 지닌 특정 아이템을 팔아 밥(쌀)을 사먹는다는 의미로도 쓰였다. 게임을 바라보는 인식이 비관적이던 때의 일이다. 여기에 게임사들이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내세우면서 거래의 장을 마련했고 아이템거래는 새로운 '경제 활동'으로 여겨지게 됐다. '음지'에서 벗어난 셈이다.

다만 게임업계에서 내세우는 토큰 이코노미가 과거 '쌀먹'과 근복적으로 다른지는 의문이다. 'Play to Earn'이라는 이색적인 표현을 내세우면서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오지만, 아이템을 팔아 현금을 확보한다는 점은 다르지 않을 뿐 아니라 게임의 재미가 반감될 가능성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먼저 게임 내 양극화다. '미르4'는 지난해 글로벌 버전이 해외에 출시되면서 '흑철'을 현금화 할 수 있게 되자 부작용이 발생했다. 위메이드는 각종 버그와 편법으로 일부 이용자들에 수익이 집중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토큰 이코노미가 등장하기 전에도 소위 '작업장'으로 불리는 곳에서 수십개에서 수백개에 이르는 컴퓨터를 이용해 게임 내 재화를 집중 수집하면서 일반 이용자들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한 사례는 수없이 많았다. 이 같은 재화의 수집 방식뿐만 아니라 토큰의 불안정한 시세도 논란거리다. 수십만개에 이르는 재화를 획득했다 해도 게임 이용자가 줄어들어 토큰 자체의 가치가 떨어지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부재로 게임성은 떨어지고 재화만 남은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결국 플랫폼 수수료를 챙기는 게임업체 배만 불리는 꼴이 된다. 업계는 P2E 확장으로 게임성과 함께 토큰 이코노미의 안정성 확보까지 숙제가 늘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내 재화의 가치는 게임 내 콘텐츠를 즐기는 수요로부터 비롯된다"며 "P2E 게임도 결국 게임의 본질인 재미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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