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슈퍼 앱' 파괴력은..."삼성페이 관건"
삼성 금융계열사 '슈퍼 앱' 파괴력은..."삼성페이 관건"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2.07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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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화재·증권·카드 4社 합작
플랫폼 대전 유력주자 부상할까
"페이가 들어가면 얘기 달라진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모여 있는 서초 사옥(삼성카드 제외). (사진=화이트페이퍼)
삼성 금융 계열사(삼성카드 제외)들이 모여 있는 서초 사옥 일대.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범금융권 '원 앱' 왕좌의 게임에 삼성 금융 계열사가 가세한다. 지난해 4월부터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카드가 손잡고 각사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모바일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통합 앱 출범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다가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비즈니스 측면에서 삼성 금융계열사의 통합 앱은 반드시 삼성페이 기능을 탑재해야 강력하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그런가 하면, 핀테크-금융사간 규제 여건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통 금융권이 만든 원앱이 어느 정도 차별화가 가능할지 예상이 어렵다는 업계 반응도 나온다.  

■ 삼성 금융 원앱, 이르면 다음달 출범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의 통합 앱인 '모니모(가칭)'의 시범 서비스 버전이 이르면 다음달 오픈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금융 4개 계열사가 공동 추진한 것으로 공동 시스템 구축은 지난해 4월부터 삼성카드가 맡고 있다. 

이날 삼성카드 관계자는 "통합 앱 출범을 준비 중인 건 맞지만, 시기나 앱의 명칭,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날부터 이날까지 주요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모니모에선 고객의 동의를 받아 삼성 금융계열사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주요 기능은 한 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계좌를 조회·송금을 할 수 있는 오픈뱅킹을 비롯해 ▲ 내 자산 시세 조회 ▲ 걸음수·저축목표 달성 리워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 '젤리' 등이 개요로 나왔다. '젤리'를 활용해 삼성증권을 통한 소액 주식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 빅테크급 영향력...이미 모범답안 있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원앱 출시가 업계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결론적으로 삼성금융 원앱의 파괴력 강도는 '삼성페이' 기능 탑재 여부가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이 크다.

우선, 현재 삼성 금융 계열사 여건상 당장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은 어렵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삼성생명 암 입원 보험금 부지급 건에 대해 기관경고(중징계)를 내렸고, 이로 인해 삼성생명이 대주주인 삼성카드 등 계열사는 향후 1년간 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을 할 수 없어 이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이미 30개사 이상이 진출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고객 관점에서 기본 스펙이지 차별화로 여겨질 가능성은 적다. 이보다는 범용성으로 가장 강력한 삼성페이 기능이 핵심이란 얘기다.  

보험업의 경우 자동차 보험상품을 제외하고는 활발한 트랜잭션이 일어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왜냐하면 삼성생명 종신보험 고객이라고 해서 매일 같이 보험상품을 들여다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삼성페이 기능이 탑재되면 결제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들이 받은 젤리를 주식에 재투자하는 등 플랫폼 내 거래 활성화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를 설명한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턴오버, 트랜잭션이 중요한데, 보험 상품 중에서 가장 활발한 트랜잭션이 되는 건 1년 단위 계약 갱신이 이뤄지는 자동차 보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삼성화재 자동차 보험을 갖고 있다고 해서, 또 생명 앱이 엮어 있다고 해서 삼성증권, 삼성카드를 쓰게 된다는 로직은 고리가 약하다. 이는 반대로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삼성페이가 들어가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직 기울어진 운동장...답답한 금융권  

삼성 금융 4개 계열사 고객수는 합산 약 3200만명(중복 가입자 포함)이다. 삼성화재, 삼성카드가 각각 1000만명 이상, 삼성생명 820만명, 삼성증권 400만명 등이다. 별도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삼성페이 작년 12월 MAU(월 활성 이용자)는 1511만명으로 가장 많이 쓰는 금융 앱 1위다. 

각 사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현재 누적 가입자 수 3000만명, MAU 1600만명,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700만명 이상, MAU 2044만명, 핀테크 대형 플랫폼 토스는 작년 11월 기준 누적 가입자 2100만명 이상, MAU 1200만명 이상이다.

삼성 금융 원 앱에는 테크 기업은 물론 주요 금융그룹들도 경쟁사로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전통 금융권에서는 아직 반신반의하는 반응이다. 현재 금융 플랫폼 중 뱅킹, 증권, 마이데이터 등 서비스가 하나의 앱에서 오롯이 가능한 건 토스 정도다. 

대형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은행 앱에 들어가서 직접 증권을 통해 주식을 사고 파는 건 규제로 막혀 있다. 반면에 핀테크는 그런 규제가 없어서 그런 원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 계열이면 특히나 망분리부터 시작해 계열사 정보공유 제한 등 온갖 규제를 받고 있다. 삼성도 마찬가지라서 규제를 받을테고, 게다가 마이데이터도 제공을 못해 타사 정보도 못 받는데 (서비스가) 어느 정도 가능할 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금융 통합 앱이 출범한다고 해도 삼성페이 기능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당장 통합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기능 탑재시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공동 플랫폼 프로젝트를 2026년 이후에도 장기 지속 사업으로 가져갈 구상을 미리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사업 비용은 2026년 12월(예상)까지 삼성화재(약 174억원), 삼성생명(약 144억원), 삼성증권(약 74억원)을 분담한다고 각 사가 작년 공시한 바 있다. 3개사 합산만 390억원 규모다. 삼성화재는 해당 공시에서 "상기 거래는 2026년 이후에도 지속 사업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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