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KB사랑...지난주 은행주만 7310억 쓸어담아
외국인의 KB사랑...지난주 은행주만 7310억 쓸어담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1.17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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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14.5%↑ KB금융 11.67%↑
하나금융지주 6.33%↑신한지주 4.38%↑
2021년 4월 20일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2021년 4월 20일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지난주 외국인 장바구니에는 은행주가 한 가득 담겼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955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 제주은행을 제외한 은행주 순매수 규모는 합산 7310억원에 달했다. 

이 중에서도 KB금융에 대한 외국인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주 KB금융은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5개월여만에 금융주 서열 1위를 탈환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대량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은행주가 달린다..."외국인은 매매 방향성 한동안 지속 경향"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14일 한 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15.82%)를 제외한 모든 은행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주 종목별 상승률은 우리금융지주가 14.5%로 가장 컸고 KB금융(11.67%)이 뒤를 이었다. 또한 하나금융지주(6.33%), 신한지주(4.38%), 기업은행(4.35%), JB금융지주(4.08%), BNK금융지주(3.62%), DGB금융지주(2.95%), 제주은행(1.72%)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 기간 은행주는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를 9550억원 순매수하는 가운데 주요 은행주만 73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투자자 모두 매도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이 순매도한 주식은 카카오뱅크(-2660억원), 제주은행(-20억원)뿐이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주 은행 위클리 보고서에서 전주 은행주는 8.0% 상승, 코스피 하락률(-1.1%) 대비 초과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 상승폭이 확대된 배경에는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와 '금리 모멘텀'이 꼽혔다. 지난 14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p 인상했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 마진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다.

여기에 예상보다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등 움직임도 시사되고 있다. 국내 은행주에는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 3인자인 뉴욕 연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기에 근접했다고 발언하고 있고, 크리스토퍼 연준 이사는 올해 5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했으며 JP모건 CEO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최대 7번까지 단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양적긴축(QT)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파월 의장 발언에 따른 안도감으로 주초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187.3원에 마감, 한 주 동안 14.2원 하락했다"며 "외국인들은 매매 방향성이 한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당분간 은행주 매수세가 계속 유입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 외국인, KB금융만 3020억 쓸어담아...4대 은행주 집중 매수  

지난주 외국인은 KB금융(3020억원)을 가장 많이 담았다. 이어 신한지주(1470억원), 하나금융지주(1350억원), 우리금융지주(1020억원), 기업은행(230억원), BNK금융지주(150억원), JB금융지주(50억원), DGB금융지주(20억원)을 순매수했다. 

상대적으로는 4대 은행주에 매수세가 집중된 모습인데, 특히 KB금융은 지난 11일부터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금융주 1위 지위를 반 년이 채 안돼 탈환했다. 이후 시가총액 격차도 지난 14일 종가 기준 KB금융이 약 25.8조, 카카오뱅크가 약 21.9조원 규모로 더 벌어진 상태다.

최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지난주에만 KB금융을 약 3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KB사랑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라며 "우리금융의 경우 4분기 양호한 NIM(순이자마진)과 컨센서스를 상회할 실적, 향후 비은행 확대·수급 개선 기대감, 케이뱅크 IPO 추진 소식"을 금리 모멘텀 외 개별 상승 재료도 분석했다. 

이어 "반면 카카오뱅크는 지난주에도 주가가 15.8% 급 락해 연초 이후 하락 폭은 21.5%에 달한다.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고밸류 주식들의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카카오뱅크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뱅크는 공매도 물량이 지난주에만 약 3.4백만주로 대폭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다음 달 8일 KB금융과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9일 신한지주와 우리금융 카카오뱅크, 10일 하나금융과 DGB금융 BNK금융, 11일 JB금융 등이다. 은행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와 올해의 증익 기대감도 주가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투자증권의 은행주 5사(KB·신한·우리·하나·기업)의 작년 4분기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 추정치는 2조8635억원 규모. 이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를 10% 웃도는 수준이다. 지주 자회사 중에서도 은행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핵심이익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하 연구원은 지난 12일 이같은 분석을 담은 보고서에서 "작년과 올해 각각 전년 대비 37%, 6%의 연간 증익이 예상됨에도, 5개사 평균 경상 ROE(자기자본이익률) 9.3% 대비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8배에 불과"하다며 "뚜렷한 증익의 방향성에도 과도한 저평가"라고 지적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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