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알파세대...촉망받는 청소년·어린이 금융 패권 전쟁①
M→Z→알파세대...촉망받는 청소년·어린이 금융 패권 전쟁①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2.01.1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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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돈에 친숙한 세대입니다"
에스파.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광고모델 에스파의 리브 넥스트 광고 사진. (사진=KB국민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금융권이 청소년·어린이 대상 금융 서비스로 '패권 전쟁'을 하고 있다. 재작년 롯데카드,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작년 한 해 하나은행, 신한은행·신한카드, KB국민은행, 삼성카드, 토스 등 대부분 사업자가 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미래 고객과 하루 빨리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어린 자녀 고객을 유치하면서 부모 세대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알파 세대로 여겨지는 초등학생 이하 부모님 연령대 상당수는 밀레니얼 세대에 포함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경제적 자유, 조기 경제교육 등을 중시하는 M세대 부모 특성상 앞으로 청소년·어린이를 위한 용돈관리·간편결제 등 금융시장 환경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자본주의에 친숙한 이 세대들...알파세대 엄빠 밀레니얼 특징 부각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재작년 롯데카드,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작년 한 해 동안 하나은행, 신한은행·신한카드, KB국민은행, 삼성카드, 토스 등 주요 사업자들이 10대 고객을 타깃으로 금융거래 서비스를 봇물처럼 출시, 제공 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융권 트렌드를 '자본주의 키즈(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라는 키워드와 관련해 해석하기도 한다. 청소년·어린이 금융 패권 전쟁은 앞으로 거스를 수 없는 큰 물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지금 10대 청소년은 조기에 경제를 교육하려는 가정 내 분위기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알파 세대의 부모님 중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얼은 아주 어린 시절에 경제교육 여건이 비교적 좋았던 세대는 아니지만, 사회에 진출한 이후 점점 경제관념의 중요성을 절감한 세대로 꼽힌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중요한 사건이었다.  

최근 주식시장·주택시장만 봐도 가장 활발하게 영향을 미친 세대로 거론될 정도로 재태크·재무관리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그만큼 자녀의 조기 경제교육에 대한 인식과 수요도 확고하다고 최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10대 자녀를 둔 밀레니얼 세대 금융사 관계자 부모 A 씨는 "아직 만 14세 이전 나이어서 관련 금융 서비스는 이용을 못하고, 체크카드를 이용하게 하고 있다"며 "아이가 내 카드를 갖고 싶어하는 것도 있고 부모 입장에서도 용돈을 보내주고 알아서 쓰라고 하는 게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 KB국민은행, 리브 넥스트 교통카드 기능+AI뱅킹 어시스턴트 준비 

현재 KB국민은행은 복수의 청소년 금융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올해 상반기 중 '리브 NEXT(넥스트)' 앱에서 선불 교통카드 기능을 출시할 예정이다. 리브 넥스트는 신분증이나 계좌 없이도 가입할 수 있는 미성년자(10대) 전용 금융 모바일 플랫폼이다. 작년 11월 22일 오픈했다. 

리브 넥스트는 만 14~18세 청소년만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리브포켓'를 개설할 수 있고 ▲ 간편송금 ▲ 알림 ▲ 간편출금 ▲ 리워드, 더치페이, 교통 선불/충전, 편의점 등 생활연계 ▲ 온·오프라인 결제 등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상 중·고등학생을 겨냥한 맞춤형 금융앱이다.

여기에 KB국민은행은 최근 리브넥스트 서비스 이용약관을 개정하고 '리브 가상대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리브 넥스트 청소년 고객 누구나 어시스턴트를 통해 전자금융거래를 이용하고 AI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어시스턴트는 SK텔레콤 'NUGU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음성인식/자연어처리 기반 서비스를 말한다. KB국민은행은 리브넥스트 플랫폼 출시 이전인 작년 8월에 리브넥스트 고도하를 목적으로 SK텔레콤과 AI뱅킹 서비스 협업 체계를 미리 구축해뒀다. 

KB국민은행은 작년 10월 '레고렌드 코리아 리조트'와 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은행 부문 마케팅 파트너십 독점권도 확보한 상황이다. 레고랜드는 국내 최초 글로벌 테마파크로 강원도 춘천에서 올해 5월 5일 어린이날에 개장할 예정이다. 레고를 테마로 154여개 객실을 갖춘 호텔이 함께 오픈한다. 

■ 카뱅 미니보다 앞섰던...롯데카드 신개념 청소년 용돈카드도 재부각   

행정안전부 연령별 인구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만 15~19세 인구는 약 234만명, 만 10~14세는 236만명이었다. 

재작년부터 청소년 전용 금융시장에 주목한 사업자는 롯데카드(3월), 카카오뱅크(10월) 등이 있다. 롯데카드는 충전식 선불카드, 교통카드, 부모 신용카드의 후불 교통기능를 합친 신개념 청소년 용돈카드인 '티니패스 카드'를 2020년 3월 4일 선보였다.

티니패스는 부모의 자녀 용돈관리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부모회원이 10/15/20/25일 중 하루를 선택해 용돈 정기충전일로 등록하면 다음 달부터 설정한 날짜와 금액에 맞게 자녀 카드에 용돈이 자동 충전된다. 부모회원에게는 자녀 카드 이용내역을 받아볼 수 있도록 카카오톡 메시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교통카드는 선불/후불 2개 유형 중 하나다. 선불 교통카드는 잔액을 미리미리 충전해야 한다. 남은 돈이 없으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수 없다. 선불충전시에는 꼭 현금을 들고 지하철역 내 충전기, 제휴 편의점·ATM 등 티머니 충전기가 있는 지정 장소에 가야한다. 

모바일 충전은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금융사 자체 제공이 아니고, 이를 위한 다른 별도 앱이 연계돼야 하는 식이다. 카드사가 아닌 이상 원스톱 해결은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대로 후불 교통기능이 있는 카드는 돈을 미리 충전하지 않아도 버스나 지하철을 탈 수 있다. 매월 사용한 교통카드 금액만큼이 나중에 카드대금으로 청구되는 방식이다. 후불 결제는 신용공여와 연계된 신용카드사들 고유 서비스다. 

롯데카드 티니패스 실물 플레이트. (자료=롯데카드 홈페이지)

■ 출시 1여년 만에 청소년 2명 중 1명이 쓰는 카뱅 미니...26일 적금도 나와 

현재까지 청소년 금융 서비스 중 가입자를 가장 많이 모은 건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mini(미니)'를 재작년 10월 19일 출시했다. 카뱅 미니는 청소년 유해업종을 제외한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교통카드(티머니), 이체, 송금, 잔액 확인 등 돈을 보관하고 이체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이다.

카뱅 미니는 카카오뱅크 앱에서 제공된다. 가입자는 니니즈 캐릭터 5종 중 1종이 그려진 카드와 '내 이름'이 함께 적힌 실물카드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전에 '모바일뱅킹 결제가 어렵다', '현금을 자주 잃어버린다' 등 청소년 견해를 청취하고 이들만의 금융 시장 개척에 가장 먼저 나선 입장이다. 

카뱅 '미니'는 정말 빠른 속도로 탄탄한 시장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뱅 미에 가입한 청소년 고객은 작년 말 기준 115만명에 육박했다. 이는 가입 가능한 만 14~18세 이하 연령대 청소년 2명 중 1명꼴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전유물'이라는 소문을 실감케 하는 흥미로운 포인트도 발견됐다. 카카오뱅크 분석 결과, 미니 가입자 중 만 14세가 되는 생일 이후 한 달 이내 가입한 고객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생일 당일에 가입한 자정부터 새벽 2시 사이 가입하는 고객도 50%에 달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미니 고객이 매일 1000원씩 모을 수 있는 '26일 저금'도 선보였다. 청소년들의 저축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기획된 서비스다. 돈을 모은다는 개념으로 별도 이자는 붙지 않는다. 대신, 도전에 성공하면 캐릭터가 늘어나고 SNS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재미 요소를 더했다.

2편에서는 1편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금융 서비스, 연도별 구분이 어려운 특정 세대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 등을 정리할 예정이다. 

(자료=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mini 26일 적금. (자료=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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