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X 카카오페이, 깊어지는 밀월관계 더 진화할까
삼성카드 X 카카오페이, 깊어지는 밀월관계 더 진화할까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2.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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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시장지배력 기반한 적과의 동침
올해는 연동 혜택알림 이상으로 레벨업 
(사진=삼성카드)
삼성카드-카카오페이 PLCC 카카오페이신용카드.(사진=삼성카드)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삼성카드와 카카오페이가 결제 경쟁사로서의 불가피한 적대감을 딛고 상호 보완 시너지를 내는 밀월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경쟁이라는 전통적 관점의 공급자 위주 관점이 아니라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금융소비자를 앞세우는 관점이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다는 판단에서다.

■ 양사, 지정 서비스 운영 위한 업무 위수탁 계약체결 준비 중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삼성카드는 조만간 '신용카드 발급 심사를 위한 대안신용평가 서비스(이하 서비스)' 관련 업무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다. 양사는 현재 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고 이후 체결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는 카카오페이가 지난 17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8차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된 데 이은 후속 절차다. 지정기간은 2년씩 부여된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총 8차례에 걸쳐 36건이 지정됐는데 카카오페이가 지정대리인으로 지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카드 역시 협업금융회사로는 최초 사례다.

지정대리인 제도는 금융사의 본질적 업무를 핀테크 기업이 직접 운영할 수 있게 하면서 특정 서비스의 시장성을 검증하는 제도를 말한다. 핀테크-금융사 협력 관계에 기반해야 하고 서비스의 혁신성, 업무위탁의 불가피성, 소비자보호·금융질서 안정성 등 각종 심사기준에도 부합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서비스는 삼성카드-카카오페이인 PLCC(카카오페이신용카드)에 적용된다.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란 카드사-특정 기업이 협업해 독점적인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 카드는 멜론, 카카오T,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카카오 생태계를 중심으로 포인트를 몰아주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페이는 고객이 이 카드 발급 신청시 자체 개발한 카카오페이스코어(대안신용평가) 정보를 삼성카드에 제공하게 된다. 삼성카드는 카카오페이가 제공한 대안신용평가 정보를 이용해 카드 이용한도 부여 등 최종 신용카드 발급 심사 과정에 활용하게 된다. 

카카오페이신용카드 상품에 한하는 서비스지만 신용카드 발급 제약이 있었던 금융이력 부족자(씬파일러) 신용도를 다각도로 측정할 수 있게 돼 의미가 깊다. 기존 활용 범위 밖에 있던 플랫폼 이용 데이터가 더해지면서 포용금융 관점의 기대효과도 확실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번 지정 건에 대해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해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학생 및 사회초년생 등의 금융이력 부족자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어 포용금융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 PLCC 출시 전 협의됐던 시나리오...존재감 부각에 쏠리는 눈  

국내 신파일러는 1200~1300만명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기존 금융사나 핀테크 기업 모두 크게 주목하는 블루오션이다. 신파일러 시장에서 삼성카드와 카카오페이의 깊어지는 밀월관계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카카오페이가 이용자 동의를 전제로 보관하는 데이터에는 소비 패턴, 금융거래 이력 등 금융정보와 함께 카카오 생태계에서 생성되는 비금융 개인정보도 포함된다. 이번 협업으로 카카오페이는 공들여 개발한 카카오페이스코어 실적을 곧바로 쌓을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작년부터 카카오페이 내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생활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모델링하는 작업을 해왔고 계속해서 정교화·고도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지정대리인은 접수 시점(4월)이 PLCC를 준비하던 시기와 맞물려 삼성카드와 논의해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사는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기반으로 각각 신용카드/간편결제 본업에서 우월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카카오페이 플랫폼 누적 가입자 수는 올해 3분기 말 3700만명, 월간 이용자 수(MAU)는 2000만명 수준을 각각 넘어섰다. 

삼성카드의 3분기 말 시장점유율(MS)은 18.7%로 카드업계 2위며, 개인과 법인 회원을 합친 총 유효회원 수는 1198만명이었다. 전체 회원 가운데 개인회원 비중은 99.5%다. 특히 성숙기에 진입한 신용카드 업황에서도 삼성카드는 우수한 본업 경쟁력으로 MS와 회원 수 모두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양사는 '적과의 동침'을 택해 작년부터 부쩍 가까워진 사이다. 업계 최초로 삼성카드 앱과 카카오페이 앱을 연동하는 서비스를 작년 1월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각 사 앱에서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삼성카드를 등록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 접근성이 대폭 강화됐다. 

이해 6월에는 삼성카드 회원에게 카카오페이 혜택을 보여주는 마케팅 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삼성카드 회원에게 카카오페이를 쓸 때 추가 혜택을 삼성카드 혜택 알림 서비스인 '링크'로 알려주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카카오페이 내 삼성카드 회원과 삼성카드 회원 중 카카오페이 고객 모두 증가했다. 

올해는 각 사 최초의 PLCC 출시에 이어 지정대리인까지 밀월관계를 이어가는 원년이 됐다. PLCC는 기업간 충성고객과 데이터 공유의 이점이 있다. 삼성카드가 카카오페이 고객을 끌어안고 카카오페이는 우회적으로 신용카드업 진출하는 협업 발판이 공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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