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상승세에 기업들 '덜덜'…소비자 전가 우려도
원자재값 상승세에 기업들 '덜덜'…소비자 전가 우려도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11.1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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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주력 업종 대상 영향 조사…기업 수익성 악화
3년까지 이어질 수도…소비자물가 상승 우려
"정부 차원의 수급처 확보·수입관세 인하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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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초유의 요소수 부족 사태로 원자재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이들 기업이 이 같은 원자재값 상승세가 최장 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원자재값 전년比 19%↑…"열에 여덟은 수익성 악화"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 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기업들의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18.6% 뛰었다. 수출 주력 업종은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등이다.

업종별로 원자재값 증가세는 철강(29.8%)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내수 비중이 큰 철강 산업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 산업 의존도가 높다. 철강 원자재값이 뛸 경우, 관련 제품의 값이 뛰는 것은 불보듯 뻔한 셈이다. 이어 석유화학·제품(26.3%), 일반기계·선박(19.5%), 전기전자(12.5%), 바이오헬스(11.6%), 자동차·부품(10.5%)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영향은 기업의 수익성에 직결됐다. 지난해 대비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이 오른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이익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원자재값이 상승한 기업 중 83.5%는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일반기계·선박이 8.8%를 나타내면서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어 석유화학·제품(7.1%), 바이오헬스(6.0%), 철강(5.7%), 자동차·부품(5.2%), 전기전자(1.8%) 순으로 조사됐다.

원자재값 인상은 고스란히 소비자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34.1%) 원자재 외 원가 절감(31.1%)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가격 대비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밖에도 기업들은 원자재 선구매·확보(15.9%), 대체 원자재 발굴(12.2%), 대응 없음(3.0%). 옵션 등 파생상품 활용(1.1%)을 대응 방안으로 내놨다. 공장 가동 중단(0.4%)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기업도 있었다.

■ 최장 3년 간다…"수급처 확보·관세 인하 필요"

문제는 이 같은 원자재값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76.1%는 현재의 원자재값 상승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22년 2분기까지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3년 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전체의 24.2% 달했다. 반면 한 달 내에 원자재값이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은 0.4%에 그쳤다.

기업들은 원자재값 상승세의 장기화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수급처 확보(44.0%)가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수입 관세 인하(37.9%)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폐자원 재활용 지원을 통한 원자재 확보(9.9%), 정부의 원자재 비축 물량 방출(8.2%) 등을 제시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단기적으로는 원자재 수입 관세를 인하해 생산자 물가 안정화와 소비자 물가로의 전이를 막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자원 개발 지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도 "원자재는 국내에 없기 때문에 수입처 다변화, 재고 확보와 함께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할 경우 일부 생산하는 등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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