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와 킹스닥'...디커플링 장세 대응 전략은②
'박스피와 킹스닥'...디커플링 장세 대응 전략은②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11.08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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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신고가인데 한국은 내리는 이유
흥행 공모주 수급부담에 빅 IPO 더 남아
경기 회복·정책 수혜·러셀2000 등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국내 증시가 조정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디커플링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병목 지속,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 신규 상장주 수급 우려 등 복합 요인이 자리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횡보하는 가운데 종목별 변동성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야 조정장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 대형 신규 상장주 수급 부담 우려도 위축 요인   

카카오뱅크는 8일 2030만주에 대한 3개월 의무보유 제한이 해제됐다.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3개월 보호예수가 풀리고, SKIET는 11일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 흥행 공모주들의 수급 부담 우려도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난히 많았던 신규 상장주들의 보호예수 물량 해제 임박도 수급적인 부담이다"고 분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누르는 가장 큰 요인은 수급"이라며 "주가지수 등락률과 시가총액 증감률을 비교하면 주식시장의 공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까지 국내 증시의 지수 등락률과 시총 증감률은 큰 차이가 없다가, 올해 들어 이 격차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연초 대비 3.3%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 시총은 10.9% 증가했다. 

통상 유상증자와 IPO(기업공개) 등에 따라 주식의 공급이 늘면 시총 증가율이 지수 등락률보다 높고, 자사주 매입 소각 등으로 주식의 공급이 감소하면 지수 상승률이 시총 증가율보다 높게 나타난다.

(자료=한화투자증권)
(자료=한화투자증권)

올 들어 코스피 시총 증가율과 지수 상승률 격차가 벌어진 요인은 시총이 큰 종목들의 IPO(기업공개)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중 코스피 시총 30위 내에 자리한 종목만 4개(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다. 이들 기업이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이들 네개 기업들 중 카카오페이는 2022년 순익 컨센서스가 존재하지 않으며 나머지 3개 기업 예상 순익 합계는 1.96조원으로 코스피 순익 예상치 183.3조원의 1.0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지수 등락률과 시총 증감률은 큰 차이 없이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성장산업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고 기업은 이를 활용해 주식시장에서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려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박승영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IPO가 여전히 대기 중이다. 수급 부담은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며 코스피는 3000p를 중심으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내년 미국과 한국의 통화정책은 방향은 같아도 강도에선 차이를 나타낼 것이란 점도 디커플링 배경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해 11월 1.0%까지 인상한 뒤 내년 1.5%까지 두 차례 더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한번 올리거나 동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과 한국 주식시장이 다르게 움직이는 마지막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회복 수혜 업종·콘텐츠 잠재력에 관심 조언      

삼성증권은 업종 스타일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 추천종목으로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정책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을 제시했다. 

신승진 연구원은 "글로벌 병목 현상 해소의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IT 소재/2차전지 업종이 핵심"이라며 "아울러 최근 시장에서 주목 받는 메타버스와 NFT 시장의 핵심은 IP 경쟁력이다. 플랫폼/엔터 업종 대표주 NAVER와 하이브를 편입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비철금속, 상사, 수소, 항공, 여행주를 이번 주 관심업종으로 제시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한파 우려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겨울 휴가시즌 해외여행 확대 기대', 'COP26 정상회의 합의에 따른 친환경 분야 투심 개선' 등이 단기 트레이딩 가능한 이슈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콘텐츠 업종에서도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KB증권은 콘텐츠 업종을 예로 들며 '메타버스 플랫폼', '값 비싼 오프라인' 경험을 '값 싼 온라인'으로 연결할 수 있는 솔루션 제공 업체, '온라인 콘텐츠' 순으로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연구원은 "노동에서 벗어난 인간은 '권태'와 싸워야 하는 중대한 문제와 마주할 것"이라며 다만 "오프라인은 쾌락의 양이 크지만 돈이 많이 든다. 따라서 값 싼 온라인 콘텐츠가 더 급성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 연구원은 "비싼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연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이다.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며 "1위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가장 오랜 시간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자료=신한금융투자)

반면 부풀어오른 미국 증시에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에 주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러셀2000 지수도 지난 8개월간 주가 조정을 받다가 지난주 2437.08에 마감하면서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상황이다. 같은 기간 아이셰어즈 러셀2000 ETF(IWM), 뱅가드 러셀2000 ETF(VTWO) 등 지수 추종 ETF도 동반 신고가를 썼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4일 보고서를 내고 러셀2000이 신고가를 돌파할 시 추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들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을 정점으로 S&P 500의 이익증가율은 낮아지고 내년도 성장은 희소해질 전망"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높은 잠재성장성을 보유했고 이익 모멘텀의 우위가 뒷받침되는 중소형주로의 수급 귀환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성, 성장 대비 밸류에이션 합리성, 추정치 변화 모멘텀을 종합 고려할 때 태양광(TAN), 플랫폼(SOCL), 신유통(IBUY), MZ소비(MILN), 배터리(LIT), 핀테크(FINX), 산업자동화(BOTZ) 등 테마가 전술적 비중확대를 고려할 만한 ETF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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