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개선안·1900억 자사주취득에도…내리막에 빠진 엔씨
세 번의 개선안·1900억 자사주취득에도…내리막에 빠진 엔씨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9.0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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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블소2' 출시 이후 '악화일로'
날아간 시총만 5조…평점은 2점대로↓
"3분기 실적, 2분기 비슷할 전망"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2'가 회사를 흔들고 있다. 게임 출시 이후 주가와 평점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고 매출도 부진한 상황이다. 한때 시가총액이 21조원까지 오르면서 현대자동차와 LG생활건강을 뛰어넘었지만 옛말이다.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도 '어닝 쇼크'를 보인 2분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 개선안 세 차례 내놨는데…5조원 날아갔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 1899억원을 들여 자사주 30만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엔씨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통상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이다. 자사주 취득을 통해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의 총량을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올리고 급락하는 주가를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주가 방어다.

엔씨가 이번에 190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취득한 것도 이와 같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6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로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엔씨는 80만원대를 웃돌던 주가가 블소2 정식 출시 직후인 26일 70만9000원으로 마감하면서 전일 대비 12만8000원이 빠졌다. 당시 시가총액은 같은 달 25일 기준 18조3755억에서 15조5654억원으로 하루 만에 2조8101억원이 증발했다.

블소2는 업계와 이용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출시됐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뽑기' 시스템과 과금 모델은 출시 몇 시간 만에 이용자들의 불만을 끌어냈다. 엔씨는 다음 날 늦은 오후 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에 돈을 주고 시즌 패스를 사거나 우편으로 획득해 경험치·재화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을 구매 여부와 관계없도록 개선한 것이다.

이어 엔씨는 5일 만인 이달 1일 두 번째 개선안을 내놨다. 보스와 보상 시스템을 개선하고 많은 이용자가 높은 등급의 보상을 획득, 무공을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난도도 낮췄다. 육성 게임에서 흔히 나타나는 성장 정체 등의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이 같은 엔씨의 노력에도 시장과 이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첫 개선안 발표 다음 거래일인 30일 엔씨는 전일 대비 1만원 내린 64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두 번째 개선안을 내놓은 다음 날에는 종가 63만3000원을 기록했다. 꾸준히 우하향한 모습이다.

■ "흥행 부진에 3분기 실적 추정치 하향"

출시 14일을 맞은 이날 엔씨는 출시 후 세 번째로 시스템·편의성 개선안을 내놨다. 나흘에 한 번꼴로 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엔씨는 이번 개선 방안으로 ▲전투 중 장비(방어구, 장신구) 교체 ▲보스 몬스터 체력 표기 ▲안전 지역 캐릭터 충돌 ▲광역 무공 판정 등 인게임 시스템을 대폭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 1차 ‘무공 개선’을 진행해 전투 밸런스에 이용자 의견을 반영, 법종과 도끼가 사용하는 일부 무공의 시전 시간을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반영했다는 부연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엔씨가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내고 세 차례 개선안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맥을 못 췄다. 이날 엔씨는 전일 대비 0.65% 내린 61만2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최저가다. 시가총액은 13조4359억원을 나타냈다. 출시 직전 대비 5조원가량이 14일 만에 증발했다.

평점은 2점대로 내려갔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출시 직후인 지난달 27일 5점 만점에 3.1점에서 이날 2.3점을 기록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는 같은 기간 5점 만점에 3.6에서 2.1로 내려갔다. 매출 순위는 애플 앱스토어 8위, 구글플레이 스토어 4위를 기록 중이다.

끝 모를 주가 하락과 기대에 못 미치는 게임 시스템으로 인한 매출 부진으로 엔씨의 3분기 실적도 비상이다. 당초 '리니지2M'을 이을 기대작으로 불렸던 블소2가 엔씨의 3분기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흥행 부진으로 차기 신작 성과에 대한 우려감이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엔씨가 3분기 매출액 5467억원, 영업이익 11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닝 쇼크를 기록한 2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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