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임업계 키워드는 사업 확장?…긍정평가속 "잘못하면 독"
요즘 게임업계 키워드는 사업 확장?…긍정평가속 "잘못하면 독"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9.03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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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에 웹소설까지 진출…유행처럼 번져
미래 먹거리 찾기 차원..."무분별 확장은 경계해야"
사진=넷마블
사진=각사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게임업계가 사업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본업인 게임에서 종합 콘텐츠 기업을 목표로 드라마·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유행처럼 번지는 이 같은 사업 확장에 미래의 먹거리를 대비한다는 긍정적 시각속에 우려의 시선 또한 거둘 수 없다.

■ 컴투스·넷마블, 게임으로 드라마 만든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지난달 25일 '위지윅스튜디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종전에 450억원을 투자해 500만주의 지분을 획득한 데 이어 1607억원을 추가 투자해 총 38.11%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위지윅은 OTT 서비스를 영위하는 '넷플릭스'를 통해 올해 2월 개봉한 '승리호'를 제작한 회사다. 이 회사는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로 제작부터 배급∙유통∙공연∙전시 컨벤션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위지윅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가상융합현실(XR) 등의 기술을 결합해 미래 산업으로 부상하는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지식재산권(IP) 생산부터 2차 제작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스튜디오에서 통합 진행하는 제작 시스템도 구축했다.

컴투스는 이를 바탕으로 지식재산권(IP) 밸류체인을 구축,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와 드라마, 웹소설 등 위지윅의 작품들을 게임으로 제작하고 컴투스의 게임을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넷마블도 단순 게임 회사에서 탈피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CJ그룹의 자회사인 CJ E&M 계열사 스튜디오드래곤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16년 5월 CJ E&M이 세운 드라마 제작사다. 드라마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방송국과 미디어 플랫폼, 해외 시장에 공급하고 관련 부가사업을 영위한다. 대표작으로는 '미생', '시그널', '도깨비' 등이 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넷마블과 스튜디오드래곤은 IP 초기 기획 단계부터 세계관, 시나리오 등을 공동 개발, 각각 게임과 드라마로 제작한다. 또 세계관 연계·확장을 통한 유니버스를 구성해 IP를 육성시킬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2차 콘텐츠 개발과 라이선싱 사업에 대해서도 상호 협력한다.

■ '배그'도 영화로 나온다는데…"연관 없는 산업은 그만둬야"

지난달 상장한 크래프톤 역시 대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영화화를 발표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상장을 앞두고 연 기자 간담회에서 '펍지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펍지 유니버스는 게임을 통해 탄생한 IP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이다. 생존을 테마로 한 배틀그라운드의 스토리를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로 재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크래프톤은 이 같은 작업을 위해 헐리우드의 제작자 '아디 샨카'를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영입했다.

아디 샨카는 영화 '더 그레이', '저지 드레드', '론 서바이버'를 포함해 다양한 블록버스터를 제작했다. 북미 박스 오피스에서 1위에 오른 이력도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니메이션 '캐슬바니아'의 제작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바 있다. 아디 샨카는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인 펍지 유니버스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제작한다.

이 밖에도 지난해 11월 인도지사를 설립한 크래프톤은 인도를 차세대 시장으로 선점한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인도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3월에는 인도의 대표 e스포츠 회사 '노드윈 게이밍'에 225억원,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에 투자자들과 900만달러(약 101억원),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에 4500만달러(약 515억원) 등 총 7000만달러(약 802억원)를 투자했다. 인도 시장에서 콘텐츠를 활성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종분야의 진출이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이지만 당장 본업의 실적 악화와 이용자 신뢰 하락, 새 사업에 따르는 시행착오와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2분기 국내 대표 게임사로 불리는 3N(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컴투스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286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상장 첫날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8.8% 내린 45만4000원에 마감하면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고, 상장 25일 째인 오늘 50만9000원에 마감하면서 공모가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은 “게임과 관련이 없는 사업은 정리를 하거나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위 교수는 “산업의 정점을 찍었다는 생각을 가진 게임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이상 성장을 하면서 다른 분야에 기웃거렸고 엔터 산업에 무분별하게 발을 들였다”면서 “하지만 K-POP이나 K-드라마 같은 부문은 게임 매출액을 따라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디지털 휴먼과 같은 게임 산업과 관련된 부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조금 이른 시기에 준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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