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우정사업본부 블록딜 이슈 하루 끝
카카오뱅크, 우정사업본부 블록딜 이슈 하루 끝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9.0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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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주가가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 여파로 7.8% 가까이 미끄러졌다.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주가가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 여파로 7.8% 가까이 미끄러졌다.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카카오뱅크 주가가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시간외매매) 여파로 7.8% 가까이 미끄러졌다.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 우본, 1조원대 차익실현 성공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전일 대비 7.77%(6900원) 하락한 8만1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총은 38조9107억원이다. 최근 2거래일간 상승분을 전부 반납하고 지난달 30일 규모로 돌아왔다.  

시장은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시간외매매) 이슈를 급락 원인으로 꼽는다. 블록딜이란 장 마감 이후 대량의 주식을 파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투자업계·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본은 전날 장 마감 후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에 대한 블록딜에 착수했다. 우본은 카카오뱅크 초기 투자자로 카카오뱅크 상장 후 지분율은 3.2%(1523만9183주)였다. 이번 블록딜 매각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주관했다.

업계에 따르면 우본이 전일 처분한 카카오뱅크 주식 물량은 보유주식수의 89.8%에 해당하는 1368만383주(지분율 2.9%)다. 주당 할인율은 전일 종가(8만8800원) 대비 9.9~13.9% 밴드로 제시됐는데, 최하단인 9.9%에서 마무리 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본 관계자는 이날 세부내용은 확인이 어렵지만 "전일 블록딜에 착수한 것이 맞고, 완료가 됐다"고 확인했다. 

앞서 우본은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설립됐던 지난 2015년 '카카오컨소시엄'에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당시 출자액은 120억원 규모로, 이번 블록딜을 통해 약 6년 만에 1조944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했다. 

■ 외국인·개인은 순매수 나섰다 

통상 주요주주가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 주가가 고점에 달했다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어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날 카카오뱅크 거래량은 2285만9096주로 전일 대비 358.5%나 증가했다. 특히 기관이 1107만주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799만주, 개인들이 302만주를 각각 순매수했다. 수급을 보면 아직 투심이 식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듯 하다. 기존 주주의 블록딜이 앞으로 재차 나올지도 관건이다. 

우본처럼 카카오뱅크 초기 투자자인 넷마블도 최근 보유 지분을 잇따라 처분한 바 있었다. 넷마블은 지난달 10일 카카오뱅크 주식 600만주를 약 4302억원에 처분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장 개시 전 161만9591주를 1331억원에 추가로 매각했다. 

다만 넷마블의 경우 남은 물량 전부가 3개월 보호예수에 걸려있다. 넷마블의 현재 보유주식 수는 761만9592주(지분율 1.6%)인데, 이는 넷마블이 카카오뱅크 공모 당시 자발적 의무보유확약에 동의했던 기존주식 수의 50%와 정확히 일치한다. 

또, 공시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상장 후 기존주주 지분(특수관계자 포함)은 카카오(27.41%·1억3045만3725주), 한국투자자산운용(27.26%·1억2953만3724주), 국민은행(8.02%·3809만7959주) 순이다. 보호예수기간은 모두 6개월이다. 

우본과 넷마블을 제외하면, 서울보증보험, 이베이코리아, 텐센트가 우본과 넷마블이 기존 보유했던 주식수와 동일한 1523만9183주(지분율 3.2%)를 보유하고 있다. 예스24도 568만1393주(지분율은 1.19%)를 가지고 있다. 

■ 전문가들도 분석·평가 엇갈려     

카카오뱅크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는 투자주체 뿐 아니라 전문가들인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지난달 23일 10만1000원(매수)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은행에서 흥행 상품이 나오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카카오뱅크는 특정 세그먼트(연령대)를 대상으로 상품의 성격을 명확히 내놓는다. 출시하는 상품 대부분은 흥행한다"며 여러 장점을 분석하고 좋은 점수를 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1일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9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가보다는 14.8% 높은 수준이다. 반면 SK증권은 지난달 9일 6만4000원을, 교보증권은 카카오뱅크 상장 전날인 지난달 5일 4만5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한 바 있다. 

또, 삼성·NH투자·한화투자·대신증권과 DB금융투자 등은 지난달 18일 카카오뱅크 관련 설명자료를 발간했지만, 투자의견과 목표가는 밝히지 않았다. 'Not Rated(투자의견 없음)'다.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17일 종가는 현재가보다 높은 8만7400원, 시총은 약 41조5000억원이었다.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달 18일 '과도한 주가 상승'을 반영해 투자의견으로 'Marketperform(마켓퍼폼)'을 제시한 바 있다. 마켓퍼폼은 주가가 향후 6개월간 전체 시장 대비 -10%~10% 이내 등락이 예상되는 경우 또는 '중립'을 말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시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는 분명 경쟁력 있는 플랫폼 가치를 기반으로 시장을 주도할 은행 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상장 초기 낙관적 기대가 반영되면서 내년 이익 PER 기준 98배라는 높은 프리미엄이 부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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