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안 풀리고 코로나 또 퍼지고…현대차그룹 또다시 '안개'
반도체 안 풀리고 코로나 또 퍼지고…현대차그룹 또다시 '안개'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8.0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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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판매량 4월부터 계속 줄어
"기아, EV6 생산량 확보해야 뒤처지지 않을 것"
반도체 전망 좋아졌더니…코로나19 재확산에 '불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7월 글로벌 차량 판매가 줄었다. 특히 현대차는 4개월 연속 감소 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급이 모자른데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재확산이 이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달 두 차례 연기 끝에 전용 전기차 'EV6'를 출시한 기아는 생산량 확보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현대차·기아 7월 판매량 전월比↓…현대차 갈수록 안 팔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각각 30만9901대, 24만1399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지난 6월보다 판매량이 13.1%(4만6727대) 줄었고, 기아는 5%(1만266대)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해 7월보다 판매량이 22.6%가 줄었다. 4월부터 작년 대비 판매량 감소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판매량이 지속해서 줄어드는 원인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미달을 꼽는다. 세계적인 완성차 브랜드들이 친환경을 내걸면서 내연기관 차량의 종말을 선언하고 전기차에 올인한 가운데 불어닥친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업계에 보릿고개가 찾아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율주행과 같은 차세대 운행 기술 등 전기·전자 장비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탑재되는 전기차의 특성상 반도체 수급 부족은 곧 생산 중단을 의미한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6월부터 3개월째 아이오닉 5 대기 고객이 차량을 바꾸면 차값을 깎아주고 있다. 3개월 이상 대기 고객이 대상이다. 앞서 현대차는 이미 선택한 옵션을 빼거나 다른 사양으로 바꾸면 출고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안내를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아이오닉 5는 사전 계약만 4만3000여대를 달성할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지만, 지난달까지 출고된 차량은 1만대에 못 미쳤다.

지난달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다 이달 초 늑장 출시한 기아의 전용 전기차 'EV6'도 상황을 장담하긴 힘들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가 겪고 있는 공급 차질을 피하려면, 생산 능력 확보가 우선이라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신차도 출시된 지 반년, 1년 이상 지나면 시장에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적기에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 공략에서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 반도체에 코로나19 재확산까지…"현대차그룹 영향 유의해야"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이 3분기부터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아직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부 지역에서 공장 가동과 물류에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출시된 기아 'EV6' 모습. (사진=기아)
지난 2일 출시된 기아 'EV6' 모습. (사진=기아)

특히 지난달 이후 동남아에서 불거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가 난관에 봉착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생산과 물류에 어려움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된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업체가 일본과 유럽에 포진해 있어, 동남아에 거점을 둔 혼다나 도요타 외에 완성차 업체에 미칠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업계가 밸류체인으로 엮인 만큼, 현대차그룹에도 일정 부분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남아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 현대차그룹에 차량용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총 122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생산으로만 본다면 일본 업체를 제외하면 생산 차질 우려가 발생할 만한 업체는 없는 상황이나, 부품 조달 관점에서 동남아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에 공급하는 업체 수는 제한적이지만,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여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완성차 시장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구성중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차량 판매는 소비 심리 회복에도 불구하고 2019년 수준의 판매는 2023년에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코로나19의 여파가 2022년 상반기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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