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일반청약 증거금 5조...예견된 흥행 실패
크래프톤, 일반청약 증거금 5조...예견된 흥행 실패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8.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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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미확약 물량 부담에 개인투자자 외면
공모가 기준 상장 후 LG전자·SK이노 사이
크래프톤이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5조3580억원의 증거금을 끌어 모았다. 중복청약이 가능한 IPO 막차 대어로 주목 받았지만 결과는 흥행 실패로 일단락된 모습이다. (자료=미래에셋증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최근 공모주 청약을 즐긴다는 직장인 A(30)씨는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을 고민했지만 끝내 하지 않았다. 3일 들어온 HK이노엔 증거금을 환불받았지만 크래프톤 분위기는 썩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거다. 

A 씨는 "카카오뱅크도 (청약)하고 HK이노엔도 했지만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에 의무보유도 적어 부담됐다"며 "이미 유튜브나 블라인드 등에도 비추천 종목으로 분위기가 잡혀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공모주도 많다. 이번 달에 일정이 있는 공모주도 몇개는 필수로 청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5조358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중복청약이 가능한 IPO 막차 대어로 주목 받았지만 결과는 흥행 실패로 일단락된 모습이다. 

공모가가 높지 않냐는 고평가 논란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제출 요구, 올 들어 가장 저조했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우리사주 실권 등 각종 리스크 조합에 투자자들은 청약이 아닌 외면을 택했다.  

■ 합산 증거금 5조에 그쳐...경쟁률은 7:79대 1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공모주 일반청약 마감 기준 합산 증거금은 5조358억원, 합산 청약건수는 29만6539건으로 집계됐다.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을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총 3곳이다. 

2일차 마감 기준 증권사별 청약증거금(청약건수)은 미래에셋증권 2조2611억원(11만7108건), NH투자증권 1조4412억원(9만4363건), 삼성증권 1조3335억원(8만5068건)을 기록했다. 

최종 통합 경쟁률은 미래에셋증권 9.5대 1, NH투자증권 6.71대 1, 삼성증권 6.88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으로 보면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17원),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198억원)와는 비교조차 힘든 상황이다.

중복청약이 불가하고 상장시기가 겹치는 카카오뱅크(58조3020억원)나 HK이노엔(29조171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7년 넷마블(7조7000억원)보다도 낮다. 

■ 우리사주 실권됐나?...첫날부터 '망한' 분위기

크래프톤의 일반청약 첫날부터 우리사주 실권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크래프톤 공모주식 배정내역(100%)은 기관투자자 물량 475만9826주(55%)가 수요예측 결과 확정되면서 ▲일반청약자 216만3558주(25%) ▲우리사주조합 173만846주(20%)가 유력했다. 

반면 상장 첫날 일반청약 배정물량은 총 259만6269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공모물량의 30%를 차지하는 비율로 일반청약자 대상 최대다. 통상 우리사주 실권이 발생하면 최대 5%까지 일반투자자 배정분으로 향할 수 있어 상식적으로 우리사주 실권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었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증권사별 일반청약 물량도 각각 최고 한도인 미래에셋증권(76만6189주→95만5427주), NH투자증권(71만8301주→86만1961주), 삼성증권(64만9068만주→77만8881주)로 늘었다. 다만 관련 내용은 크래프톤의 공시사항으로, 이들 증권사는 확인이 불가하다. 

(자료=크래프톤 증권신고서·금감원)
(자료=크래프톤 증권신고서·금감원)

■ 비싼데 물량 부담까지..공모주 회피 조합 '완성'    

크래프톤은 최초 증권신고서를 낼 때 이번 공모로 총 1006만230주를 모집하려고 했었다. 최초 제시한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공모 규모는 최대 5조6000억원이었다. 

이어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제출 정정 요구가 나왔다. 정정 후 크래프톤 전체 공모주식 수는 총 865만4230주(신주모집 562만4000주, 구주매출 303만230주)다. 공모 희망가는 40만원~49만8000원, 공모 규모는 최대 4조3098억원으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은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계속됐다. 기관 수요예측 결과 올해 공모기업 중 최저인 청약 경쟁률(243.1대 1)과 공모가가 최상단이라는 조합이 나오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 멀어진 모양새다. 

공모가 상단 기준 크래프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이다. 이날 코스피 시총 기준 15위인 LG전자(25조6109억원)와 16위인 SK이노베이션(23조3938억원) 사이다. 

청약에 필요한 증거금은 최소 249만원, 모든 증권사 3곳에 청약시엔 최소 747만원이 필요했다. 

크래프톤 의무보유확약 비율(건수 12.88%, 수량 22.05%)이 낮은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기관 미확약 물량이 많아 상장 후 내던져질 물량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다.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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