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30km 집값까지 뛰었다…'고령화'에 더 오를 수도
반경 30km 집값까지 뛰었다…'고령화'에 더 오를 수도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7.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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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고양·김포·남양주·의정부 아파트값 40% 이상↑
의정부 8개월 만에 신고가…9000만원 '훌쩍'
고령층 수도권 유입이 집값 밀어 올릴 가능성
“인구 수도권 이주는 집값 상승 견인 요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지난 1년 동안 서울 중심지에서 비교적 거리가 있는 경기권역의 아파트값이 크게 뛴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서는 상반기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불장'을 보인 수도권 아파트값이 고령화에 따른 인구 유입과 맞물려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 남양주·의정부까지 번진 아파트값 오름세…40% 이상↑

7일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서울 중심과 거리가 있는 경기 고양, 김포, 남양주, 의정부 등지에서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값이 4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값이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경기권역의 집값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지 사흘 만이다.

먼저 고양시의 지난해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값은 1353만원에서 올해 6월 1970만원으로 올랐다. 1년 동안 상승률이 45.6%를 기록하면서 경기도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김포시는 3.3㎡당 평균 가격이 1066만원에서 1545만원으로 45% 올랐다. 의정부시는 1085만원에서 1568만원으로 44.5%, 남양주시는 1184만원에서 1703만원으로 43.8%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위치한 무원마을(두산) 전용면적 71.55㎡는 지난해 6월 17일 15층이 3억7000만원에 매매 계약서가 쓰였다. 이 단지는 1년 뒤인 올해 6월 11일 6억200만원에 팔리면서 1년간 2억3200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집값의 절반 이상(62.7%)이 상승한 모습이다.

인근에 위치한 무원마을(라이프) 전용면적 84.99㎡는 지난해 6월 16일 8층이 3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1년 만인 올해 6월 8일 이 단지 같은 층은 6억원에 매매 계약서가 쓰였다. 1년 새 2억2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아파트값 급등 현상은 김포에서도 관찰됐다. 김포시 장기동 고창마을(자연앤어울림) 전용면적 84.85㎡는 작년 6월 27일 16층이 3억2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 단지는 올해 6월 19일 17층이 5억2000만원에 팔리면서 1년간 2억원(62.5%)이 올랐다.

이 같은 '불장'은 남양주와 의정부에서도 관찰됐다. 남양주시 별내동 쌍용예가 전용면적 122.78㎡는 지난해 5월 15일 8층이 7억500만원에 실거래된 이후 올해 같은 날 7층이 10억45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체결됐다. 1년 새 48.2%의 상승률을 나타낸 모습이다.

의정부시 낙양동에 위치한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전용 78.73㎡ 14층은 지난해 6월 18일 3억4500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 15층은 올해 6월 12일 5억2800만원에 매매 계약서가 쓰이면서 1년간 1억8300만원(53%)이 뛰었다.

신곡동 삼부아파트 전용면적 100.62㎡는 지난달 20일 1층이 3억9000만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10월 29일 팔린 직전 최고가 3억원(6층) 대비 9000만원이 뛴 값이다.

■ 매물·거래량 줄고 고령화에 수도권 유입↑…집값 견인할 듯

아파트 매물은 1년 새 확연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의 매물증감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7월 7일 기준으로 경기권역 내 아파트 매물이 나온 41개 시구군에서 이날 대비 매물이 늘어난 곳은 경기 하남시 한 곳으로 나타났다. 40개 시구군에서는 적게는 3.4%(가평군)에서 많게는 73.7%(성남 수정구)까지 매물 수가 폭삭 주저앉았다.

매물이 쪼그라들면서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경기부동산포털의 경기도 부동산거래현황을 보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아파트 매매는 총 13만3987건이 이뤄진 데 비해 올해 같은 기간에는 7만5139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 대책이 부른 규제의 역설로 시장에서 매물잠김 현상이 나타나면서 아파트값이 크게 뛴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더해 주택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한정되면서 집값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료=국토연구원
자료=국토연구원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인구 유입이 많아지는 점도 집값 상승률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인구 이동은 비수도권-수도권 순유출로 전환했다. 이전에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전출하는 인구가 더 많았다.

국토연구원은 "2013~2019년까지의 이동 사유별 이동 현황을 보면 주택으로 인한 이동 비율이 약 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55~64세 인구가 '주택으로 인한 이동 사유'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의 14% 이상이 65세 이상으로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향후 노인 인구가 편의시설, 교통시설, 교육시설 등과 핵심 경제망을 갖춘 수도권으로 더욱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교육을 비롯한 여러 핵심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현재 50대들은 자녀 교육과 경제의 중심에 있어, 이 같은 욕구로 수도권으로 이동한다”면서 “이들이 수도권에서 주택 수요를 일으키면 집값의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인천 송도에는 충청·전라·광주 등 지방에서 올라온 인구가 다수 포진하고 있는데 이들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일부분 이끌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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