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까먹는 ‘집안싸움‘… 트래블 버블에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유통家
경쟁력 까먹는 ‘집안싸움‘… 트래블 버블에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유통家
  • 이시아 기자
  • 승인 2021.06.17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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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래 양대 축인 백화점·면세점 영업이익 희비 엇갈릴 전망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방역 신뢰 국가와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을 본격 추진한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이시아 기자]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추진에 유통가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졌다. 해외여행 재개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그룹 내 백화점·면세점 실적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접종에 속도가 붙을수록 쇼핑 수요가 회복되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 지붕 아래 양대 축인 백화점과 면세점 영업이익 희비가 갈리는 형국이다. 

고객 이탈할라 진퇴양난 빠진 백화점 

14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57.1% 뛰었다. 이는 2019년(24.3%)과 지난해(28.2%) 매출 신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동일한 기간 롯데백화점에서도 명품 매출은 56% 증가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수천만원대 명품시계와 보석 매출이 2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백화점 업계는 해외여행 쇼핑 수요가 회복되고 면세점 등 명품에 강한 채널이 부활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마냥 기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매출 상승은 억눌렀던 소비가 한 번에 분출된 ‘보복소비’ 현상과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명품에 대한 수요가 국내로 몰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 등 3대 명품의 국내 매출은 2조4000억원이다. 일명 ‘에루샤‘로 불리는 이들 명품의 단일 매장 매출은 연간 7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명품 매출도 역대 최대 규모였다.

■ 트래블 버블로 분주해진 면세업계… 영업 재개 시동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전년 동월대비 21.9%를 기록했던 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신장률은 3월 89%까지 급등했다가 4월 57.5%로 감소했다. 반면 무착륙 관광 비행 등의 수요 증가로 올해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5574억원으로, 지난해 1월(2조247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코로나 이후 최대 매출이다.

위메프에 따르면 코로나19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를 개시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해외 항공권 예약은 직전 일주일 전과 비교해 442% 급증했다. 각 여행사들은 올 추석 연휴를 공략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면세 업계는 정부가 트래블 버블 추진 계획을 밝힌 이후 늘어날 여행 수요에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9월 인터넷 면세점을 개편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자주 이용하는 고객을 우대하기 위한 온라인 멤버십 등급 선정 기준을 이틀 전 변경했다. 롯데면세점은 고가의 명품 브랜드 전용관 도입뿐 아니라 괌과 싱가포르 등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 영업 재개를 위해 준비 중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출국자가 증가하면 공항 면세점 및 인터넷 면세점 이용자가 증가하게 된다”며 “향후 입국자 숫자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된다면 면세 매출 성장 흐름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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