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스마트' 끝판왕 노린다…삼성重 에스베슬에서 자율운항까지
바다 위 '스마트' 끝판왕 노린다…삼성重 에스베슬에서 자율운항까지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6.14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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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십 '에스베슬', 원격 선박 관리 선도
韓 조선업 죽지 않았다…삼성중공업, 자율운항 도전장
컨테이너선 20척 단번에 수주…단일 건조 세계 최대치
사진=삼성중공업
사진=삼성중공업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자랑하는 삼성중공업이 바다 위의 '스마트'를 선도하고 있다. 독자 스마트 기술인 '에스베슬'을 중심으로 선박에 친환경 기술과 디지털 신기술 등을 접목하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함께 해상 '자율운항'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 '삼성 웨비나 2021'서 최신 선박 기술 소개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삼성 웨비나 2021(SAMSUNG Webinar 2021)'을 열었다. 이번 웨비나는 최신 선박용 LNG 기술부터 삼성중공업의 미래 친환경∙스마트십 기술 개발과 트렌드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삼성중공업은 웨비나에서 LNG 운반선과 LNG 연료 추진선에 대한 최신 사양·기술 등을 소개하며 제품의 우수성을 알렸다. 또 LNG 이중 연료 가스엔진 제조사인 'WIN GD'와 'MAN-ES', 화물창 엔지니어링사인 'GTT'를 초빙해 최신 기술 동향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국 블룸에너지와 공동 개발 중인 선박용 연료전지, 암모니아·수소 연료, 탄소포집시스템(CCS) 등 그린 테크놀러지, 스마트십·스마트야드와 같은 디지털 테크놀러지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신기술 연구 개발 계획과 성과를 알렸다.

삼성중공업의 대표적인 스마트십 시스템은 '에스베슬'(SVESSEL)이다. 에스베슬은 삼성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십 플랫폼이다. 정보통신 기술과 선박 운용 기술을 융합, 육상에서 해상으로 원격 지원은 물론 생애주기 관리가 가능한 통합 시스템이다.

운항에 나설 경우 선박에서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닌, 축적된 빅데이터를 통해 원격으로 최적의 항로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장비의 고장 여부 등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이에 비용은 물론, 에너지 절감까지 가능한 기술로 꼽힌다.

선내에서는 '에스베슬 온보드'(SVESSEL Onboard)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 기관사에게 즉시 정보를 제공한다. 선박과 떨어진 육상에서는 '에스베슬 온쇼어'(SVESSEL Onshore)에서 장비 상태 감시와 선박 성능을 분석한다. 수집된 빅데이터롤 종합해 육상의 의사 결정도 지원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 에스베슬에 선박 제어 시스템을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에너지 관리·자동화 분야 세계적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와 기술 발전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면서다. 슈나이더의 '스마트 IoT 모터 보호 계전기 스펙트럼 버전'을 에스베슬에 적용, 실시간 주파수 스펙트럼과 고주파를 분석해 모터 상태를 진단하고 안전사고까지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제 남은 건 '자율운항'…세계 최초 기록될까

삼성중공업이 최근 공들이는 기술은 자율운항이다. 육지에서 자율 주행이 미래 자동차의 기본기로 자리 잡고 있다면, 해상에서는 자율운항이 대세다. 물류뿐만 아니라 레저스포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확장성이 육상보다 더 무궁무진한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 목포해양대학교와 '스마트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목포해양대의 실습선인 '세계로호'에 독자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 시스템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탑재한다. 오는 8월 목포-제주 실습 일부 구간에서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SAS 시스템은 ▲레이다와 카메라 영상이 융합된 상황 인지 ▲충돌 회피를 위한 엔진 및 러더(방향타) 자동 제어 ▲주·야간 사각지대 없이 주변을 감시하는 360도 어라운드뷰 등 최신 ICT 기술이 총 집약된 삼성중공업의 선박 원격 자율운항 솔루션이다.

삼성중공업은 5년 전인 지난 2016년부터 선박의 자율운항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현실을 시뮬레이션하는 가상 현실인 디지털 트윈, 원격 제어 기술 등을 확보했다. 2019년에는 모형선 '이지고(EasyGo)'를 제작해 바다 위에서 실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해 10월 300톤급 예인 선박 'SAMSUNG T-8호'의 자율운항에 성공하면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이 목포해양대와 실증을 성공할 경우 대형 선박에 원격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한 세계 첫 사례로 남을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14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쇄빙유조선의 사례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사진=삼성중공업
사진=삼성중공업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미래 선박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삼성중공업이 업계에서 가장 앞서 대형선 원격 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라며 "세계 조선해운 산업계에서 삼성중공업의 원격 자율운항 기술이 크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함께 올해 1월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이 수행하는 '다목적 해상 실증 플랫폼 성능 고도화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에스베슬을 이용한 친환경 장비 성능 검증·고도화와 관련된 연구 등을 오는 2023년까지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의 일환이다. 국책 과제 중 하나로 실적이 없는 국내 친환경 조선 기자재 업체들에 실증 환경을 제공해 실질적인 시장 진입 기반 확보를 지원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068억원, 매출액 1조5746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지난 2015년 적자전환한 이후 꾸준히 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회사 측은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과 공사손실 충당금·고정비 부담, 재고자산 드릴십 5척에 대한 평가손실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들어 한국 조선사들이 일감 부족을 상당 부분 해소했고, 향후 발주 증가와 선가 상승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올해 수주 목표를 78억달러에서 91억달러로 올렸으며 2분기부터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까지 삼성중공업은 컨테이너선 38척, 원유운반선 7척, LNG운반선 3척 등 총 48척, 59억달러의 수주고를 기록 중이다. 역대 1~5월 수주액 기준 2012년(60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3월에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단번에 수주했다. 단일 선박 건조 기준으로 세계에서 전례 없는 수주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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