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두슬라'…두산그룹 상승세에는 다 이유가 있다
대세는 '두슬라'…두산그룹 상승세에는 다 이유가 있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6.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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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주가, 종가 기준 전월 대비 153%↑
깜짝 실적·자구안 마무리 등 호재에 시장 기대감 반영된 듯
두산건설 부채 부담 덜었지만…"매각 신호 줘야"
사진=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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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1분기 깜짝 실적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은 두산그룹이 경영 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도 계열사 주가가 날로 오르는 모습이다. 1년여 동안 이어진 혹독한 구조조정의 결과와 친환경·신사업이 두산을 다시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은 상한가에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3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27.49% 뛴 모습이다. 한 달여 전인 지난달 7일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1만2650원을 기록했었다. 종가 기준으로 한 달 새 153% 상승한 모습이다. 거래량도 최근 10거래일 기준 최고치인 7784만5237주를 기록했다. 최근 연이은 상승세로 '흠슬라'로 불리는 HMM보다 가파른 상승세로,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을 '두슬라'로 칭하는 모양새다.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이 같은 고공행진을 보이는 데는 그룹 자구안의 신속한 이행으로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올라오는 한편, 깜짝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을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에서 두산중공업의 해상풍력 발전이 녹색 성장의 대표 사례로 소개된 점은 덤이다.

네이버 금융 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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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인프라코어 분할합병 남아…자구 이행 마무리 수순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건설기계·엔진 제조업을 영위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인적분할과 분할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1년여 동안 급박하게 진행된 자구안 이행이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이달 29일 두산인프라코어의 매매 거래가 정지되고 다음 달 21일 신주가 상장된다. 분할신설 부문인 투자사업 부문은 두산중공업과 합병되고 분할존속 부문인 건설기계·엔진사업 부문은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된다. 두산밥캣 지분 매각은 제외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분할합병으로 건설기계, 엔진 사업 등에 집중해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영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분할과 매각이 완료되면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이 사실상 완료된다. 지난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지원받은 3조6000억원에 대한 자구 이행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계획 이행 약정을 맺으면서 지주회사인 두산의 지분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두산큐벡스 등 계열사 지분과 두산타워 등 그룹 자산의 대부분을 담보로 내놓았다. 구조조정, 자산 매각, 특수관계인 증여, 유상증자 등 자구안 이행의 서막을 알렸다.

두산은 이후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하면서 자구안 이행에 돌입했다. 이어 ▲동대문 두산타워 8000억원 ▲두산솔루스 7000억원 ▲모트롤BG 4530억원 ▲네오플럭스 730억원 등 계열사와 자회사도 팔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분 34.97%를 8500억원에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고 투자사업 부문은 두산중공업과 합병한다.

한편에서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 무상증여 등을 진행하면서 총 6063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정상화에 힘썼다.

■ 계열사들 연이은 실적 서프라이즈…신성장 궤도 올랐다

이에 더해 올해 1분기 그룹 계열사들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정상화는 물론, 미래 사업 동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먼저 두산의 캐시카우로 불리는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954억원, 매출액 2조4869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3.2%, 23.8%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1873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2.5배 늘었다.

두산중공업은 순이익이 7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대비 558.74%, 4.37%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체사업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9.5%)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14.3%포인트 증가하면서 4.8%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32.3%포인트 감소한 246.2%로 나타났다.

두산밥캣은 영업이익이 1억5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년(7300만원)보다 두 배 신장했고 그룹의 수소사업을 이끄는 두산퓨얼셀은 매출액이 3.6배 뛰었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날 기준 두산퓨얼셀의 시가총액은 3조원이다.

사진=두산

이처럼 그룹이 본궤도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풍력발전과 두산퓨얼셀이 주도하는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주축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기존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석탄발전에서 탈피해 미래 먹거리의 비중을 크게 높여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 “두산건설 재무 불안은 '여전'”

두산중공업은 연간 수주액의 마지노선을 5조원으로 제시했다. 올해 수주 목표액은 8조6500억원이다. 재생에너지 사업 비율은 향후 5년 이내에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목표 달성이 중기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석탄, 담수, 건설, 국내 원자력)을 대체하는 재생에너지 사업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룹 경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두산건설은 지난해 물적분할해 밸류그로스를 신설하면서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다. 밸류그로스는 경기 일산 위브 더 제니스스퀘어 상가 분양사업, 포천 칸리조트 개발사업, 인천 학익 두산위브 분양사업, 충남 공주 신관동 주상복합 개발사업 등을 승계했다.

이와 함께 재무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창원1공장을 분할해 신설한 밸류웍스의 지분 60.9%와 베트남 하이퐁 법인 투자사업 부문을 작년 인적분할해 두산메카텍에 흡수합병시켰다. 이에 따라 두산건설은 자산과 함께 1200억원가량의 부채를 넘기면서 부채 부담을 일부분 줄였다.

최 연구원은 "두산 그룹 입장에서는 두산건설의 재무 문제에 대한 해결이 여전히 중요한 상황"이라며 "차입금의 69%가 단기 차입인 점, 대손충당금 외에도 추가 부실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두산건설에 대한 재무적 우려는 여전히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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