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빅테크 군침·은행들도 "검토 중"
한은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빅테크 군침·은행들도 "검토 중"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5.24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여지원 사업자 중 1곳 7월 선정 후 내년 6월까지 테스트
네이버·카카오는 지원 확정...KB·신한·하나 등 내부 검토
한은이 CBDC 제조·발행·환수 담당→참가기관 유통 구조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자 선정 관련 제안요청서를 사전 공개한 가운데 사업을 수행하게 될 참가기관 한 자리를 두고 은행권 및 ICT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관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자 선정 관련 제안요청서를 사전 공개한 가운데 사업을 수행하게 될 참가기관 한 자리를 두고 은행권 및 ICT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관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자 선정 관련 제안요청서를 사전 공개한 가운데 사업을 수행하게 될 참가기관 한 자리를 두고 은행권 및 ICT 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 지원 의사를 드러낸 가운데 KB국민, 신한, 하나 등 시중은행들까지 참여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한은, 제안요청 수행사 기술평가 후 7월 선정 예정

24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이날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사전 공개했다.

이는 한은이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CBDC 파일럿 테스트 추진 계획 일환이다. 

한은은 이번 모의실험 사업기간을 연구 착수일로부터 10개월, 총예산은 49억6000만원으로 윤곽을 잡았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한은의 추후 본공고 공지일로부터 40일 이내 제안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은은 일반경쟁(총액) 입찰로 기술평가 및 협상을 거쳐 수행 사업자 1곳을 오는 7월 중 선정하고, 1·2단계 사업을 올해 연말과 내년 6월까지 각각 진행할 계획이다. 

한은은 이번 모의실험에서 가상공간인 클라우드에서 동작하고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한 CBDC 환경을 구현하고, CBDC의 활용성 및 제반 업무의 정상동작 여부를 테스트 한다. 

유희준 한은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기술반 반장은 "요청하는 제안 사항을 잘 수행할 사업자 1곳을 선정할 계획이며, 시기는 7월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오늘 제안요청서는 사전 공개 차원으로, 조만간 본공고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주요 시중은행 "검토 중"...네이버·카카오 지원 확정  

은행권 및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CBDC 모의실험 사업권 선점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이 이번 입찰참여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 시범구축을 지난 3월 완료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포스텍(포항공대)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CBDC 기술검증을 수행했다. KB국민·우리·NH농협은행도 블록체인 기업들과 각각 헙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A 관계자는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도입한다면 결국 시중은행을 통해 유통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은행들은 이체, 지급결제 등 관련 제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B 관계자는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을 주관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이번 사업은 안정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신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자회사들의 경우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라인(LINE)과 관련 TFT를 꾸려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사업을 통해 국내 지급결제 서비스를, 라인은 일본과 대만, 태국 등 다른 국가에서 핀테크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라인은 한은이 연구목적으로 지난해 진행한 'CBDC 파일럿시스템 컨설팅 용역사업'에 참여해 분산원장 기술에 대한 분석 및 제안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카카오도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GroundX)를 주축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단일 사업자가 아닌 컨소시엄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KT 관계자는 "입찰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은 CBDC 모의실험 예시. (자료=한은)
한은 CBDC 모의실험 예시. (자료=한은)

■ 구조는 한은 CBDC 제조·발행→참가기관 유통 맡아 

한편 이번 CBDC 모의실험 사업자는 기밀성을 바탕으로 안전한 결제를 위한 우수한 기술력 뿐 아니라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수반돼야 할 전망이다. 한은이 가정하는 CBDC 운영방식은 한은이 제조 및‧발행, 환수 업무를 담당하고, 민간이 이를 유통하는 2계층(two-tier) 구조다. 

1단계 사업에서는 한은이 CBDC를 발행하고, 참가기관이 유통하는 협업 모델을 가정해 관련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실험한다는 계획이 마련됐다. 

예를 들면, CBDC 발행에 있어 한은은 참가기관이 CBDC 발행 요청 시 당좌예금 잔액을 차감하고, 해당 기관의 전자지갑으로 제조된 CBDC를 전송해 발행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은은 참가기관에게 거액결제용 전자지급을 발급한다. 

한은에 따르면 참가기관은 이용자를 위한 소액결제용 전자지갑(스마트폰 앱 등)을 발급하고 전자지갑용 비밀키 보관 등의 기능을 제공해야 하며, 이용자가 보유한 은행예금을 CBDC로 교환하거나 보유한 CBDC를 은행예금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구현해야 한다. 또 송금 및 대금결제 기능도 갖춰야 한다. 

2단계에서는 국가간 송금, 예술품과 저작권 등 디지털자산 구매, 오프라인 결제 등 소액결제시스템과 관련해 CBDC를 활용하는 세부 기술을 구현하고, 동시에 관련 규제 준수 방안이 마련될 계획이다.

여기에는 법원의 집행 결정에 의해 압류채무자의 CBDC를 동결하거나 압류채권자의 전자지갑으로 이전하는 기능 등도 포함됐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