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엔 집 샀을 돈…매매값 추월한 전셋값, 상승세 이어가
2년 전엔 집 샀을 돈…매매값 추월한 전셋값, 상승세 이어가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5.13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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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아파트 전셋값, 2019년 말 대비 29.5% 올라
전세수급지수 아직 고점…공급 부족 여전
강남3구·부산 상승세 주목…서울서 역대 최고 전세 계약 나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지난 15개월 동안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3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66.9포인트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9포인트 뛴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차 2법의 시행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1년여 가까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 동향에서도 관찰됐다.

■ 전국서 15개월 만에 29.5% 올라…전세수급지수 166.9p

13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하우스가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아파트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2019년 말 이후 올해 3월까지 29.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3.3㎡(평)당 가격도 739만원에서 957만원으로 올라 29.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66.9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수준이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전세수급지수는 수급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7월 말 기습 시행된 이후 8월에 180.5포인트로 올랐다. 7월 대비 11.3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가을 이사철인 같은 해 10월에는 190.3포인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같은 상승세로 전셋값이 매매값을 추월한 아파트 단지도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최근 전셋값이 2년 전 매매값을 뛰어넘은 단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2년 전이었으면 아파트 샀는데…매매 추월한 전세 속속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송도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 전용 84㎡A형은 지난 3월 5억5000만원(39층)에 전세 계약서가 쓰였다. 이 단지는 2년 전인 지난 2019년 4월 동일한 주택형이 5억1000만원(39층)에 팔린 바 있다.

자료=리얼투데이
자료=리얼투데이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한라비발디캠퍼스 3차 전용 84㎡A형은 지난 4월 4억1000만원(24층)에 세입자를 맞이했다. 이 단지 역시 2년 전인 2019년 4월 3억8000만원(12층)에 거래됐었다.

경기 시흥시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전세 가격 폭등과 전세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매수 수요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지방 대도시인 부산에서도 관찰됐다. 부산 연제구 거제동 아시아드 푸르지오 전용 84㎡B형은 올해 1월 전세 보증금 6억원(3층)에 계약이 체결됐다. 2019년 7월 4억1500만원(12층)에 팔린 단지다.

이 같은 전셋값 상승세는 지난 3월 주춤하는 듯했으나 이내 상승선에 올라탔다. 이에 더해 서울에서는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재건축 기대감으로 오른 매매값에 전셋값까지 꿈틀대는 모습이다.

■ 전셋값 상승세 지속…강남3구 다시 '빨간불'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동일한 상승률(0.13%)을 나타냈다. 수도권(0.12%), 서울(0.03%), 지방(0.14%)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한강 이남 지역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 증가한 0.02%, 한강 이북은 지난주와 같은 0.04%를 기록했다. 강남3구에서는 서초(0.01%→0.04%), 강남(0.00%→0.01%), 송파(0.02%→0.03%) 등 전역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뛰었다. 강북에서는 용산(0.04%→0.06%), 성북(0.05%→0.06%) 등에서 오름 폭이 확대됐다.

경기에서는 시흥(0.54%→0.60%), 평택(0.22%→0.38%), 남양주(0.14%→0.19%), 구리(0.03%→0.09%), 광주(0.12%→0.19%), 파주(0.08%→0.09%), 용인(0.04%→0.06%), 안양(0.12%→0.13%), 군포(0.04%→0.12%) 등에서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과천(-0.15%→0.08%), 하남(-0.15%→-0.03%)은 전주 대비 낙폭이 크게 줄었다. 성남(-0.03%→0.01%), 수원(-0.01%→0.02%)은 상승전환했다.

자료=한국부동산원
자료=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시흥시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양호한 대야동과 정주 여건이 양호한 정왕동을 위주로 상승 폭을 키웠다"며 "평택시는 직주 근접 수요로 이충동과 장당동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부산 상승 폭 확대 두드러져

지방에서는 부산에서 전주 대비 전셋값 상승 폭 확대가 두드러졌다. 구별로는 부산진구(0.11%→0.16%), 남구(0.15%→0.20%), 해운대구(0.17%→0.21%), 연제구(0.15%→0.17%), 수영구(0.00%→0.22%), 사상구(0.28%→0.30%), 사하구(0.22%→0.24%) 등지에서 오름세가 관찰됐다.

이 밖에 대구 달성구(0.26%→0.30%), 광주 동구(0.05%→0.07%)·남구(0.09%→0.11%), 대전 동구(0.22%→0.32%)·서구(0.18%→0.25%)·유성구(0.31%→0.33%), 광주 동구(0.05%→0.07%)·남구(0.09%→0.11%), 울산 남구(0.13%→0.22%) 등에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은 "대전 유성구·동구에서는 대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며 "울산 북구와 남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에서는 지난 2월 19일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BRUNNEN)청담 전용면적 219.96㎡가 전세 보증금 71억원(5층)에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국을 통틀어 역대 최대 수준의 전셋값이다.

브르넨 청담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브르넨 청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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