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임 사장님 아니고 영진님!"...마이데이터에 진심인 신한카드
"이제 임 사장님 아니고 영진님!"...마이데이터에 진심인 신한카드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4.27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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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허가 100일 기념 '직책 호칭' 전격 폐지...유연·수평적 문화 확산 시동
카카오·네이버는 2014년·금융권은 최근의 추세..."미래 관점서 긍정적"
디지털 전쟁 사활 거는 신한카드, 지향점은 '라이프 앤 파이낸스 플랫폼'
(사진=신한카드·화이트페이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사내 호칭이 이제 '영진님'으로 변경된다. 신한카드는 직책 호칭 파괴로 전사 차원의 업무력을 제고, 마이데이터 본전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사진=신한카드·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내부 호칭이 사장님이 아닌 '영진님'으로 변경됐다.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임원과 부서장 등 장(長)이 붙은 모든 직책명이 전면 폐지되면서 현재 팀원들만 사용하는 '님 호칭' 문화가 조직 전체로 확산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상호 존중에 기반한 수평적 소통으로 전사 조직력을 유연하게 제고하고, 빅테크사와의 마이데이터 본전에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호칭 수평화가 금융업계 특유의 기존 위계질서를 단시간에 허물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현재 신한카드가 내부혁신을 위해 추진하는 작은 노력들이 향후에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마이데이터 본허가 100일 기념 특급 내규 도입...직책 호칭 '전면 폐지' 

27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지 100일(출범 D-100일)째를 기념해 사내 '디지털 조직문화 혁신방안'를 지난 26일 발표했다. 

신한카드의 이번 혁신방안은 디지털, 뉴노멀(새로운 기준) 시대에 맞는 '워킹 패러다임 시프트'를 추진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지난 2월 별도 태스크 포스 팀을 꾸렸다. 이후 약 2개월간 논의를 거쳐 성과 창출 요소인 일, 사람, 사무환경 중심 미래지향적 과제 12개를 수립했고, 이들 세부 과제를 본격 적용하기로 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변화는 '직위 호칭'의 전면 폐지다. 종전까지 신한카드는 부서장급 아래 직원들만 '직위+님' 대신 '이름+님'으로 소통했지만, 앞으로는 부서장과 임원, CEO(최고경영자) 사이에서도 '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진다. 조직의 언어 체계가 달라지는 것이다. 

임 사장도 물론 적용 대상이다. 신한카드 임직원들은 이제 사장님을 '영진님'이라고 부르는 사내 규칙을 갖게 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 팀원들간 이뤄지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 문화를 전사 차원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사장님도 이제는 직책 없이 '님'만 쓰게 된다"고 말했다. 

또,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본격화되는 디지털 금융시대에 CEO, 임원, 부서장 직책, 직위명까지 없앤 것은 스피디하고 애자일한 과업 수행을 지원하고 상호 존중 기반의 수평적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종간 협업 종횡무진·본업 충실 신한카드, 수평적 소통 신성장 열쇠 될까 

신한카드는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판매액 기준 점유율 수년간 1위를 석권 중인 카드사다. 지난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대비 32.8% 증가한 168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4월 현재 회원 수는 2700만명 규모다. 한편 이같은 가계소비 빅데이터를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가 앞으로의 주력 신사업이 될 것이라고 신한카드 측은 설명했다. 

올해 주요 협업 건으로 신한카드는 SKT(SK텔레콤)와 KCB(코리아크레딧뷰로), GS리테일, 부동산114 등과 공동 추진하는 '민간 데이터 댐'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메리츠증권, 가이온과도 데이터 비즈니스 제휴를 체결해 투자 콘텐츠 및 거시경제 관련 대체 데이터를 발굴·분석 중이다. 

일각에서는 신한카드의 호칭 단순화 도입이 최근 조직 문화에 대한 금융권 전반의 시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장은 효과가 미미해도 정착 시에는 긍정적인 성장 재료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대부분 조직이 위계질서가 강한 편인데 사소한 호칭부터라도 편하고 친근감 있게 바꾸려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며 "현실적으로는 단순히 호칭 전환으로 기존 분위기가 금방 바뀌지는 않을 것 같지만 내부에서 바꿔나가려는 노력은 향후에 분명 긍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권과 달리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약 7년 전부터 사내 호칭을 수평화했다. 카카오의 경우 설립 당시부터 직책·직위를 두지 않았다. 네이버도 지난 2014년부터 직위제를 전면 폐지했다. 호칭 수평화가 완전히 정착된 IT 대기업의 경우 상호간 편한 호칭이 수평적 문화와 직원들의 최대 성과 창출을 장려하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직급이나 직위, 나이나 경력에 상관없이 모두가 똑같이 이름을 부르면서 소통의 장벽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제거함으로써 수평적인 소통이 더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도 "자유로운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고 개인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신한카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왼쪽)과 바트 뷰링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 태평양지역 세일즈 앤 마케팅 최고 책임자가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한는 모습. (사진=신한카드)

■ '원 신한' 연계된 영진님의 ABC 혁신 전략...미래 지향·빠른 실행력 중시    

한편, 신한카드의 최근 조직 동향에서 핵심 키워드는 임 사장의 'ABC 혁신 전략'으로 압축된다. 여기서 'A'는 기반 역량(Ability), B는 사업 모델(Business), C는 기업 구조(Company)를 각각 내포하고 있다.

임 사장은 미래 지향적 관점과 빠른 실행력 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BC 혁신 전략에 기반해 일류 조직문화 구축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원(One) 신한' 디지털 전략과 연계, 모빌리티·구독경제 사업 육성 등 사업 모델(B)을 구상 중이다. 기업 구조(C)의 경우 과감한 지분 투자와 M&A(인수합병) 등 인오거닉(In-Organic)식 신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임 사장은 특히 신한카드가 미래의 '라이프 앤 파이낸스 플랫폼'으로 나아간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라이프 앤 파이낸스 플랫폼은 비금융인 일상의 영역과 금융 영역을 통합한 '종합금융플랫폼'를 의미한다. 신한카드가 카드업권을 넘어 개인의 삶 곳곳에 산재된 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일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간다는 얘기다. 

실제 임 사장은 바텀업 방식으로 진행한 연초 사업전략회의를 통해 올해 디지털 취급액을 40조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성장시킨다는 비전을 도출했다. 올해부터 순이익의 절반은 디지털 비즈니스 채널로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소비자금융은 이종간 협업, 금융혁신서비스 다양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기존 VISA와의 협업 구도를 기반으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호텔 멤버십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인 '메리어트 본보이TM 더 베스트 신한카드'를 최근 선보이기도 했다. 금융위로부터 지정받은 혁신금융서비스건 수도 4월 현재 총 9개까지 확대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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