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IRP '제로 수수료'로 전투력↑...업계도 '새 바람' 촉각
삼성증권, IRP '제로 수수료'로 전투력↑...업계도 '새 바람' 촉각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4.19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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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도 주식·투자 니즈 고조...증권사 선호 고객 확연한 증가세
"출혈경쟁 이어질 지 예단은 일러"...수익률 경쟁도 관전 포인트
삼성증권이 개인형 IRP 계좌에 부과되는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0원' 상품을 내놓고 전투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이 개인형 IRP 계좌에 부과되는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0원' 상품을 내놓고 전투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사진=삼성증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삼성증권이 개인형 IRP 계좌에 부과되는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0원' 상품을 내놓고 전투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일각에서는 국내 IRP 적립금 규모 1위를 달리는 미래에셋증권의 단독 질주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저금리 추세에서 IRP 시장의 추세적 성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의 수수료 변화가 업계의 트렌드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다소 이르지 않냐고 보지만, 수익률 제고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전문가 "저금리·고령화에 구조적 성장" 전망...금투업계 약진 '시동'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5%(9조원) 큰 폭 성장했다. 세제혜택이 부여되는 개인형 IRP 적립금은 9조원 증가(35.5%)하면서 30조원을 넘어섰다. 

개인형 IRP는 은퇴소득 마련을 위한 퇴직연금 계좌다.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투자 차익이 일반 계좌의 배당소득세(15.4%) 대비 낮은 연금소득세(3.3%~5.5%)로 과세가 된다는 이점도 있다. 일반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나 1년 미만 재직근로자, 공무원, 군인 등 소득이 있는 대부분이 가입할 수 있다. 

특히 금투업권은 IRP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의 개인형 IRP 자금은 전년 대비 48.7%(2조5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생명보험과 은행, 손해보험, 근리복지공단 중에서 최근 1년, 5년, 10년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시장점유율로는 은행이 51%로 가장 높고, 금융투자(20.2%)는 생명보험(23.2%)에 이어 3위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투자 붐이 있었고, 연금에서도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기대 수익률이 더 나은 증권사로의 머니무브(자금 이동) 유인이 충분한 환경이라고 봤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리금보장형 위주로 안전하게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은행에 넣어뒀다가 증권사로 이동하는 경우 직접 운영하면서 수익률을 제고하려는 유인이 크다. 때문에 증권사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적 성장 가능성도 관측된다. 정나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위원은 "기대 수명이 늘어나는 반면 금리는 낮은 상황에서 노후자금을 축적하려면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이런 추세는 장기적으로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증권 다이렉트 IRP 전격 출시..."최대 1000만원 이상 절감 가능"  

증권사 IRP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 폭이 넓다. 퇴직연금 감독규정 상 무분별한 위험자산 투자를 예방을 목적으로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주식형 펀드, ETF(상장지수펀드), REITs(리츠) 등은 70% 이내로 투자가 가능하다.

여기에 삼성증권은 19일 개인형 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다이렉트 IRP'를 출시하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해외주식 투자 열기로 해외주식형 펀드, 국내에 상장된 해외자산 추종 ETF 등에 투자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장기투자 상품인 IRP 가입자들의 수익개선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통상 금융회사들은 개인형 IRP 계좌에 대해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를 부과한다. 해당 수수료는 금융회사별 연간 0.1%~0.5%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이렉트 IRP는 가입자가 근무한 기업에서 지급한 퇴직금, 본인이 추가로 납입한 개인납입금 모두에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방식이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실제 퇴직자가 퇴직금 3억원으로 20년간 연 3% 투자수익을 내고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다이렉트 IRP를 통해서는 최대 1000만원 이상 수수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재훈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 부사장은 "언택트 트렌드 부상과 함께 연금시장에도 비대면 자기주도형 투자자들이 주류로 떠올랐지만 수수료 체계는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렉트 IRP 출시와 함께 연금 투자자들의 실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투자자들의 노후준비에 실질적 도움을 드리는 고객중심의 연금영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금투업계, 출혈경쟁 파장은 섣부른 프레임...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수익률'   

삼성증권의 파격적인 수수료 혜택과 수익률 향상 목표가 업계에 어떤 파장을 줄지도 궁금증이 나오는 대목이다. 올해 1분기 현재 금투업계 적립금 규모는 미래에셋대우가 1위(3조1969억원)으로 가장 크고 삼성증권이 1조7011억원으로 2위다.

다음으로는 한국투자증권(9863억원)과 현대차증권(9766억원), NH투자증권(7592억원), KB증권(3939억원), 신한금융투자(3968억원), 하이투자증권(1640억원), 하나금융투자(1552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영역이든 경쟁사가 시작해서 파장이 커진다고 하면 플레이어들도 따라갈 수 있기는 하다"며 "당장은 아니겠지만 상황을 지켜보다가 수수료가 낮은 쪽으로 고객 유입이 늘어나면 다른 증권사들도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는 수익률이라는 시각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 유치는 마케팅 강화나 수익률 향상을 위한 제반 사항에 투자하거나 여러 전략이 있을 수 있다"며 "출혈 경쟁이면 모두가 손해를 감수하고 해야하는 건데 과한 프레임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수수료 경쟁보다는 고객의 실질 수익률 향상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서 2018년 영업직원들 중 우수직원을 배치해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출범시키는 등 연금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DC(확정기여형), 개인형 IRP 수익률 모두 전체 금융사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RP 수수료의 경쟁적 인하는 고객의 소중한 연금자산 관리의 질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당사는 연금 전문 상담인력들을 통한 체계적인 컨설팅 및 연금자산관리로 수익률 제고와 고객만족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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