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에 고개 드는 '인터넷은행 설립' 가능성...지방금융지주는 '신중'
카뱅에 고개 드는 '인터넷은행 설립' 가능성...지방금융지주는 '신중'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4.13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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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지주는 "마다할 이유 없어...직관적 플랫폼도 가능"
지방은행은 "관심은 있지만, 자본·대면수요 등도 고려"
4대 주요 금융지주사가 인터넷은행 설립에 긍정적인 의향을 밝힌 가운데, 지방금융지주는 신중론을 취하고 있다.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비대면 금융 가속화와 카카오뱅크 초고속 성장 등 여파로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자회사 설립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길이 열린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주요 금융지주들의 공통 견해로 알려진 가운데, 지방금융지주들도 관심은 있지만 신중론이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 카뱅 고성장에 놀란 은행들..."위기감은 지방은행이 더 느껴"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출범 6년차에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장외 시가총액은 20~3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숫자가 지난해 유상증자 당시 주당 2만3500원으로 산출된 기업가치(9조3000억원)며, 비상장 플랫폼에서 조회되는 이날 시세 기준 시총은 34조390억원에 이른다. 

반면, 국내 은행주에서는 대장주인 KB금융의 같은 날 시총이 22조2457억원 수준이며, 은행주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인색한 시장의 평가를 감내 중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지방은행이 위기감을 더 느끼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1136억으로 주요 지방은행들과 비교 시 가장 낮지만, 총자산은 지방은행 서열 4위인 광주은행(26조7508억원)과 필적하는 수준까지 따라 잡았다.  

이런 가운데 은행연합회가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의향을 진단하면서 지방은행이 주력 자회사인 BNK·DGB·JB금융지주도 관련 사안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지금과 같은 초기 단계에서는 가능성을 저울질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주를 이뤘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설문 조사가 왔지만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며 "향후 상황을 보고 그 시점에 검토를 한다는 계획 정도로 현재 적극하겠다 이런 입장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도 "수요조사에 대한 공식입장은 없다"며 "다만 카카오뱅크의 성장 속도를 보면 일반 지방은행들 따라 잡는 게 시간문제라는 시각은 있다. 관심은 있으나 지켜보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오피스.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오피스. (사진=카카오뱅크)

■ 시중은행은 '시너지 기대'...지방은행은 자본여력·지역고객 등 변수    

현행법상 은행권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인터넷은행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재무적 투자자 역할만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9.9%,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9.35%,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10%을 보유 중이다. 지방금융지주 중에서는 DGB캐피탈을 통해 케이뱅크 지분(3.2%)에 참여한 DGB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시중은행에서는 별도 100% 자회사로 인터넷은행을 둘 수 있다면 경영전략 강화로 활로를 넓힐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견해다. 추가 플랫폼은 개인 고객 중심 사업모델에 맞춰 간결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편의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단적인 예로 거론된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개인·기업 등 대다수 고객을 상대하다 보니 모바일 앱을 직관적으로 만들고 싶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인터넷은행 자회사를 별도로 운영하면 기존 은행과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어떤 은행이든 인터넷은행 설립에 섣불리 뛰어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성공하려면 무수히 많은 자본이 투하되서 합당한 아웃풋이 나와야 할텐데 기존 카뱅의 아성을 무너뜨릴 만한 핫한 아이템을 선점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들도 비대면 고객 증가에 따른 디지털 전략 강화의 중요성에는 어느 때보다 공감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어르신이나 지역 기반 기업고객 등의 수요 기반이 견고하다는 점도 신중론의 배경이 되고 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거점지역 인구구조를 봐도 어르신이 많고 지역 산업단지 기업고객들도 꾸준한 유입이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경우 결국 기존 영업망들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할 것 같은데 인위적인 인력 조정이 동반될 가능성도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비대면 거래 급증 등에 따른 수익성 위기감은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 모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영업점포는 지난해 4719개로 전년 대비 281개 줄었다. 감소폭은 시중은행이 238개(6.28%)로 지방은행 43개(4.6%)보다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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