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세 국내 산업환경 안 맞아"…저탄소화 투자·세액 감면 필요
"탄소세 국내 산업환경 안 맞아"…저탄소화 투자·세액 감면 필요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3.31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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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세 도입 경제계 우려…"발전공기업 부담에 전기세 인상"
유럽, 탄소배출권거래제 대상 기업·필수 연료에 면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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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을 발표하면서 국내에서도 탄소세 논의가 불붙듯 번지고 있다. 경제계는 탄소세를 두고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 환경과는 맞지 않는다면서 경제 위축 등 악영향을 우려한다. 저탄소화 기술 개발이 우선이라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는 배출권거래제 참여 기업은 세액 감면을 통해 이중 부담을 막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 일본·캐나다 탄소세율 낮아…"세율 높은 곳은 배출량↓"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발표한 '탄소세 도입 영향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탄소세를 도입한 나라는 24개국이다. 이산화탄소(CO2)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위 가운데서는 일본과 캐나다가 유일하다. 

일본은 지난 2012년부터 지구온난화대책세금을 도입해 기존 석유석탄세에 추가로 CO2 톤당 289엔을 징수하고 있다. 세율은 탄소세 주요 도입국 중에는 낮은 수준이다.

캐나다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를 시작으로 2008년부터 탄소세를 도입했다. 휘발유, 경유뿐만 아니라 가정용 난방유와 기타 석탄, 프로판 가스(LPG)에도 과세하도록 했다. 캐나다는 2019년부터 13개 주·준주에 걸쳐 국가 탄소세를 도입했다. 현재 CO2 1톤당 부과하는 세금은 30캐나다달러로 2만7000원 수준이다.

캐나다 정부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탄소 가격을 꾸준히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말 내놨다. 매년 15캐나다달러를 인상, 2030년까지 170캐나다달러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다. 한화 약 15만원 규모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일본과 캐나다를 제외하고 탄소세(이산화탄소세 포함)를 도입한 주요 국가의 세율은 이날 환율 기준으로 핀란드(7만7000원~8만2000원), 스웨덴(12만7000~15만8000원), 덴마크(3만원), 스위스(10만원), 아일랜드(2만7000원), 프랑스(4만원), 포르투갈(9000원) 등이다. 전경련은 핀란드와 스웨덴, 스위스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6000만톤 미만으로 적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이와 함께 1톤에 30달러를 부과할 경우를 가정하면, 발전에너지 업종이 가장 많은 탄소세를 부담할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발전에너지 8조8000억원, 철강 4조1000억원, 석유화학 2조1000억원, 시멘트 1조4000억원, 정유 1조2000억원 순으로 탄소세 부담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는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주요 발전공기업과 그 자회사에 집중돼 총 7조3000억원의 세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탄소세 도입은 원가 상승과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일부 기업은 세액이 영업이익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탄소중립은 우리 경제와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만,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높아 산업부문의 저탄소화 전환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과도한 탄소세 도입은 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 물가 상승 등 경제 전체에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석탄발전 비중은 41.5%로 미국(23.6%), 일본(30.9%), 독일(28.2%) 등을 크게 웃돈다.

■ 세액 감면 등 검토해야…"온실가스 감축 기술 절실"

일각에서는 세액 감면 조치 등을 통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찌감치 탄소세를 도입한 유럽에서는 탄소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는 기업이 면세 대상이다. 탄소배출권거래는 일정 기간 동안 온실가스를 배출할 권리를 사고파는 제도다. 할당량 미만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잉여분을 다른 국가에 팔 수 있다. 초과하면 배출권을 추가로 사야 한다. 국내에서는 2015년부터 시행 중이다.

핀란드에서는 원료사용·발전용연료 등은 면세다. 스웨덴은 에너지집약산업과 농업에 대해서는 환급을 시행하고 있다. 북미에서 탄소세를 가장 먼저 도입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는 국경 이송에 사용되는 연료와 농업용연료, 연료 제조에 사용되는 산업용연료 등에는 탄소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국내에서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감축 투자 계획에 소극적인 부분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 364개 기업을 대상으로 ‘배출권거래제 대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 3차 계획 기간(2021~2025년)에 ‘온실가스 감축 투자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차 계획 기간 대비 40%포인트 줄어든 수준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유에는 아이템 부족(59.1%)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3차 계획 기간에 정부가 추진해야 할 중점 과제로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보급’(30.3%)을 꼽았다.

유 실장은 "미국과 같이 저탄소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기술개발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신성장동력 기술 대상 포함을 통한 세제지원, 재교육을 통한 기존 일자리 전환 등 투자와 지원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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