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데이터'로 살길 찾아…효성중공업, 부진 딛고 일어나나
'수소'·'데이터'로 살길 찾아…효성중공업, 부진 딛고 일어나나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3.16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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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효성중공업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효성중공업이 201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지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액의 40%를 담당하는 중공업 부문이 3년 연속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시장 약세와 코로나19의 영향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풀이된다. 효성중공업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수소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로 '데이터'를 키워드로 잡았다.

■ 작년 영업익 66%↓…중공업 영업손실 지속

16일 효성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834억원으로 2019년보다 7974억원(21%) 줄어들었다. 또 당기순손실이 193억원 발생해 전년 대비 적자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구조조정 비용(230억원)과 미국에서 부과된 변압기 관련 반덤핑 관세(330억원)가 한몫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국산 변압기에 반덤핑 관세를 물렸다. 효성중공업은 2013년부터 매년 추징금을 납부하고 있다.

매출총이익은 3954억원, 매출총이익률은 13.3%로 지난 2019년(10.4%) 대비 2.9%포인트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5%로 3.4%를 기록했던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줄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중공업과 건설 모두 외형이 축소됐다. 연결 종속기업은 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 전장품 등 전력계통 기자재와 전동기, 발전기, 기어 등 산업설비를 생산하는 중공업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5.9% 감소한 1조6942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27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연속 손실이 발생한 모습이다.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로 대표되는 건설 부문 매출액은 1조2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5%가 감소했다. 건설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1496억원을 기록하면서 2018년(1398억원) 대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7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장 착공 지연으로 매출 감소가 지속됐다"면서도 "기존 현장의 증액 계약과 준공 정산 등으로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부문별 수주액은 중공업은 1조591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줄었고 건설은 1조1074억원으로 9.6% 늘었다.

■ 그룹 수소 사업 이끄는 중…데이터센터 사업 닻 올려

효성중공업은 이 같은 업황 부진을 탈피하고자 수소 사업에 힘을 줌과 동시에 신사업인 데이터센터 사업의 발걸음을 뗐다.

효성중공업은 액화수소 플랜트 건립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글로벌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 기업 린데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2023년까지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면서다. 효성중공업은 이 공장의 생산 목표를 연산 1만3000톤으로 잡았다.

효성중공업은 이와 함께 전국 120여 곳에 수소 충전이 가능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생산된 수소를 차질 없이 공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작고 충전 시간이 승용차 1대 기준 3분에 불과하다.

효성중공업은 향후 드론, 선박, 지게차 등 자동차를 제외한 산업용 차량 등 용처를 다양화하면서 수소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수소 선두 기업'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

이와 함께 효성중공업은 미래 먹거리로 '데이터센터'를 선정하고 올해부터 신사업 추진에 나선다. 효성중공업은 사업보고서에서 "전력 사업 부문의 전력공급, 에너지 절감 기술과 건설 부문의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진출한다"며 "데이터센터는 전력, 공조 등의 설비가 중요한 건축물로 해외 선진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 사업의 닻을 싱가포르 기업과 함께 올린다. 지난 1월 효성중공업은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서비스 업체 'STT GDC'와 이 같은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효성과 STT GDC는 JV를 설립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 내 부지 검토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반영된 일회성 비용(반덤핑 관세 등)이 올해는 없다"며 "수소충전소 수주, 수소 생산기지 연계형 충전소 등 대형 프로젝트가 집중돼 있고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건설 부문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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