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銀, 리더십 교체 카드..2021년 화두 ‘변화 속 안정’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전북은행에 이어 BNK금융지주 계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수장도 나란히 교체된다. 당초 연임이 유력했던 빈대인 부산은행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이 모두 사퇴했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안정보다 변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디지털금융 확산과 경기 침체 등의 악재로 영업환경이 더 어려워진 만큼 리더십 교체로 실적 반응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 빈대인·황윤철 행장 나란히 용퇴...부산·경남 새행장 16일 확정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전날 행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경영 상황과 비전 등을 청취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후보자를 압축했다.
임추위에 앞서 빈대인 은행장은 부산은행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서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임추위에는 1차 후보군 중 부산은행 안감찬 부행장, BNK금융지주 명형국 부사장, 김영문 부사장 등 3명만 참석했고, 차기 은행장 최종면접 후보로는 안감찬 부행장과 명형국 부사장이 선정됐다.
부산은행 임추위 관계자는 “당면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적극 추동해야 한다는 취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경남은행도 차기 은행장 최종면접 후보군을 결정했다. 임추위에 앞서 황윤철 은행장이 용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최홍영 부행장(경남은행 여신운영그룹장)과 김영문(BNK금융지주 그룹CIB부문장) 부사장 두 후보의 프리젠테이션만 실시, 최종면접 후보에도 최홍영 부행장과 김영문 부사장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오는 16일 임추위를 개최하고 최종면접 후보군을 대상으로 면접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때 선정되는 후보자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 지방銀, 리더십 교체 카드..2021년 화두 ‘변화 속 안정’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앞서 올 초 전북은행은 이미 서한국 수석부행장 제12대 전북은행장으로 내정했다. 이렇듯 지방은행은 올해 줄줄이 은행장을 연임시키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시중은행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있다. 지방은행의 올해 최대 화두가 디지털혁신과 실적 반등인 만큼 리더십 교체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방은행의 실적은 지난해 더욱 고꾸라졌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된 가운데 코로나19 악재는 지방 경기에 직격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산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3085억원으로 전년보다 17.7% 감소했고 영업이익 또한 16.7% 줄었다. 경남은행의 순이익도 1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영업이익 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1241억원으로 전년보다 13.4% 증가했다. 다만 이는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에 따른 일회성 이익(349억원)이 반영된 수치로, 이를 제외하면 전북은행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18.5% 감소한 수준이다.
경영환경도 비상에 걸렸다. 전국 영업망을 갖춘 대형은행에 치이던 와중에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금융 확대로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디지털금융의 확산은 지역경제의 자금줄 역할을 해 오며 시중은행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 영업활동을 해온 지방은행에 최대 위협 요소가 됐다. 변화하는 금융환경에서 수익 반등을 이끌어낼 수장이 어느 때 보다 더 필요한 시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도 역시 은행권에는 굵직한 변화들이 예고되고 있다”면서 “지방은행은 변화에 잘 따라가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안정적인 실적을 이끌 낼 수 있는 리더가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