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때아닌 업계최초 ‘나야나’ 타이틀전...ESG채권 발행, 누가 먼저?
증권가 때아닌 업계최초 ‘나야나’ 타이틀전...ESG채권 발행, 누가 먼저?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2.2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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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원화채권 업계 최초 발행 회사는 NH투자증권
발행을 위한 'Green1' 등급 부여받은 곳은 삼성증권이 최초
미래에셋, 외화 ESG채권은 내가 ‘전세계’ 최초
증권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SIR) 채권 발행 열풍이 몰아치면서 '업계 최초' 타이틀전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열풍이 몰아치면서 '업계 최초' 타이틀전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증권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 최초’ 타이틀 전쟁까지 벌어지며 웃지 못할 헤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ESG 경영에 대한 국·내외 기업체들의 관심과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순위 경쟁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현재 국내 ESG 시장에서 발행되는 채권은 크게 세 가지로 ▲녹색채권(그린본드) ▲사회적채권(소셜본드) ▲지속가능성채권(지속가능본드)으로 나뉜다. 시장에서는 이를 통틀어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사회적 책임 투자) 채권' 혹은 'ESG 채권'으로 혼용해 표시하기도 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KB증권이 1000억원 이상 규모의 ESG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내달 초께를 목표로, KB증권은 올 상반기 내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ESG채권을 발행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세 곳 증권사 가운데 ESG원화채권을 최초로 발행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지난 15일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 ESG 인증등급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16일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ESG원화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하루 차이를 두고 ‘업계 최초’라는 발표가 이어지자 증권가의 관심은 ‘누가 최초’냐에 몰렸다.

원화ESG 채권 발행기준을 놓고 보면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가 맞다. NH투자증권은 16일 1,100억원 규모의 공모회사채 형태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NH투자증권의 당초 1000억원 규모로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최초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6배가 넘는 3200억원의 응찰률을 기록하면서 결국 100억원을 증액했다.

NH투자증권이 발행한 채권은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발행하는 원화 ESG채권이며, 녹색사업 및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 분야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이 업계 최초 타이틀을 강조한 원인은 ESG채권 발행을 위해 부여받은 인증등급에 있다. 삼성증권의 ESG 녹색채권 발행을 위해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Green1' 등급을 부여받았는데, 이는 외부검토 유형 중 ▲검토의견 ▲검증 ▲인증 ▲평가등급 중 평가등급 부여에 해당하며 일반적인 ESG인증을 받는것보다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그러니까 삼성증권의 경우엔 ESG채권을 'Green1' 등급을 부여받아 발행한 최초의 회사로 표현해야 적확하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또 원화가 아닌 외화 ESG채권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업계 최초는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9년 4월 전세계 증권사 중 처음으로 미국 달러화 SRI채권을 발행했다. 6억달러(약 69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해당 채권은 3억달러(3년 만기)를 SRI채권, 나머지 3억달러(5년 만기)는 일반 선순위 회사채로 발행했다.

미래에셋대우가 계획대로 내달 초께 ESG원화채권까지 발행한다면 원화·외화로 ESG채권을 발행한 최초의 증권사가 되는 셈이다.

ESG채권은 투자받은 자금이 ESG 부문에 사용되는 것을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발행 규모도 점차 확대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ESG채권의 신규상장액은 58조9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33조2000억원 대비 129% 증가했다.

ESG 경영이란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 이 세 가지 항목을 기업의 재무적 요소들과 함께 고려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윤리적인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투자자들이 투자를 고려할 때 검토하는 주요사항이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ESG를 투자의 기본 조건으로 반영하는 비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때아닌 업계 최초 타이틀전에 대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어난 헤프닝 같다”면서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경쟁에서 중요하긴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발행 목적에 맞게 사용되느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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