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줄어…숨고르기냐 통계 오류냐
전국에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줄어…숨고르기냐 통계 오류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2.25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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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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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올 들어 전국에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 폭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서울과 경기, 세종의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 8주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매물은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의 원리대로라면 매물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숨 고르기’와 ‘통계 왜곡’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 서울·경기·세종 상승률 연초 대비 최저 기록

25일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8일과 이날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8주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첫째 주 0.26%를 기록했던 전셋값 상승률이 2월 셋째 주와 넷째 주 연속으로 0.19%를 기록하면서 0.1%대로 내려간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상승 폭 감소가 두드러졌다. 서울은 1월 첫째 주 0.13%를 기록한 전셋값 상승률이 셋째 주까지 이어지다가 넷째 주(0.12%), 2월 첫째 주(0.11%), 둘때 주(0.10%), 셋째 주(0.08%)까지 줄어들면서 이번 주 0.07%로 집계됐다. 5주 동안 0.06%포인트 감소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방학 중 이사 수요가 마무리되고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고가 아파트와 상승 폭이 높았던 단지 위주로 매물이 증가해 전주 대비 상승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경기에서도 관찰된다. 경기는 2월 첫째 주 전셋값 상승률이 0.29%를 기록하면서 최근 8주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월 넷째 주인 이번 주에는 상승률이 0.21%에 그쳐 0.08%포인트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지난해 누적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49.34%를 기록하면서 전국에서 오름세가 가장 가팔랐던 세종시도 올해 들어서 상승 폭이 크게 줄고 있는 모습이다. 세종은 1월 첫째 주 전세 가격 상승률이 1.78%를 기록해 지난 8주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지만, 2월 첫째 주 0.89%를 기록하면서 1%대 아래로 오름폭이 쪼그라들었다. 이어 셋째 주에는 0.48%를 기록하면서 상승률이 0.31%포인트 줄었다. 이번 주에는 0.40%를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자료=한국부동산원
자료=한국부동산원

■ 매물은 쏟아져…상승률 축소 원인?

아파트 전세 매물도 증가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매물증감 자료를 보면 이날 서울 은평구의 전세 매물은 지난달 1일(316건) 대비 343건이 증가해 두 배가 넘는 659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광진구(83.8%), 마포구(66.9%), 중구(47.9%) 등의 순으로 매물 수가 늘었다.

강남 3구에서는 송파구가 1387건에서 2057건으로 48.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서초구(45.4%), 강남구(26.8%) 순으로 조사됐다.

매물이 줄어든 곳은 금천구(-7.7%), 중랑구(23.9%)로 두 곳에 그쳤다.

■ “잠깐 숨 고르는 것”…“일종의 통계 장난”

부동산 시장의 이 같은 양상을 놓고 전문가들은 임대차 2법을 공통으로 언급하면서도 다른 분석을 내놓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의 전셋값 하락세는 숨 고르기 정도로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상승률이 치솟은 데 대한 반발심이 시장에 작용한 결과”라며 “봄철까지 상승세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전세난이 해소된 게 없기 때문에 가격은 언제든지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금 나타나는 상승 폭 축소는 일종의 통계 왜곡”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신규 계약은 반토막 난 반면, 계약 갱신은 훌쩍 증가했지만 인상 폭은 5%에 그치면서 오름폭이 줄어드는 모습으로 통계에 나타나는 것”이라며 “현재 신규 계약은 부르는 게 값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이를 두고 시장이 안정됐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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