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전반측]은행앱, 배달앱과 경쟁?...‘플랫폼’ 전쟁 속 살아남기
[금융 전전반측]은행앱, 배달앱과 경쟁?...‘플랫폼’ 전쟁 속 살아남기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2.18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생활서비스 소비, 금융사가 주도하자
5대 금융지주 ‘종합플랫폼’ 구축 박차
5대 금융그룹이 금융과 비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담은 종합플랫폼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대 금융그룹이 금융과 비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담은 종합플랫폼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5대 금융그룹이 최근 너도나도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외치고 있다. 오픈뱅킹 확대와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그리고 금융권과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및 허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업계 안팎의 경쟁이 한층 격화된 영향이다. 금융권에는 빅테크와의 무한경쟁에서 자칫 단순 상품 공급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엄습한다. 이에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종합플랫폼 구축’을 목적으로 부단히 노력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금융그룹이 구축하고자 하는 종합플랫폼이란, 소비자가 은행·증권·카드 등 금융 영역과 쇼핑·배달 등 생활 영역의 서비스를 한 플랫폼 안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이다. 일례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메신저 기능부터 쇼핑·뉴스·금융 등 일상 생활에서 금융까지 전반적인 서비스를 구현하듯이 금융사도 이와 비슷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그룹의 이런 움직임은 단순 상품 공급자가 아닌 금융사가 주도하는 생활·금융 서비스 소비가 일어나도록 하겠다는 포석이다. 빅테크에 계좌를 발급할 수 있는 종합지급결제업이 열리고 그간 금융사만이 할 수 있었던 후불결제 방식도 할 수 있게 되는 등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금융 영역 침범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사의 플랫폼 경쟁력은 이제 존폐 여부와 직결됐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서 나온다.

금융그룹은 대부분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잡고 종합플랫폼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아이디어 하나가 경쟁력이 되는 만큼 진행 과정에 대한 공개는 극도로 꺼려하는 분위기지만,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종합플랫폼 구축 과정 및 결과에 대해서는 고민들이 엿보였다.

종합플랫폼 구축 관련 금융그룹의 고민은 다양하지만 가장 궁극적인 것은 ‘소비자들이 생활 영역 서비스를 이용할 목적으로 금융앱에 접속 할 것인가’이다. 스마트폰 내 네이버 앱의 경우 실시간으로 접속하며 뉴스, 쇼핑, 증시, 부동산, 웹툰 등 다양한 형태의 소비를 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카카오톡도 메신저, 뉴스 소비, 송금, 펀드, 보험분석, 선물하기 등 영역의 방대하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플랫폼 비즈니스 영역을 열어주면서 오는 7월부터는 일부 은행앱에서도 ‘배달의 민족’처럼 음식 주문을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앱에서도 생활 영역 서비스를 탑재할 할 수 있게 되는 것. 다만 유의미한 결과를 낼 만큼의 소비가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과연 소비자들은 금융앱에 접속해 음식을 주문할까?’와 같은 의문이 금융권 안에서 나올 정도다.

배달앱을 지나치고 금융앱을 통한 배달 소비가 일어나게 하려면 그만한 당근책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또 다른 출혈경쟁을 낳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A 금융그룹 관계자는 “종합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자사 앱에 접속하는 고객 수와 이런 고객들의 접속 빈도수를 높이기 위함이다. 하루에 수십번씩 드나드는 네이버·카카오 앱과는 달리 은행앱에는 하루에 한 번 들어갈까 말까 하지 않느냐”라며 “특히 오픈뱅킹이 확대될수록 특정 은행앱의 필요도는 낮아지고, 그만큼 금융사 마다 앱 차별화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까지는 배달앱과 경쟁 할 정도의 수준을 바라기 보다는 금융앱에 접속할 유인책 중 하나로 여겨지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