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입니다”…압구정 아파트값 ‘훨훨’
“부르는 게 값입니다”…압구정 아파트값 ‘훨훨’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2.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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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현대8차, 반년 만에 7억 올라…지역 거래량 4배↑
GTX 탄 경기 남양주·고양, 상승률 소폭 감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전국적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매매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 2년 실거주 의무 등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조합을 설립하고 조합원 자격을 얻으려는 매수세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GTX 호재'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치솟았던 경기 남양주는 0.8%대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이 18일 발표한 2월 셋째 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한 주 동안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0.2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발표한 2·4 공급 대책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은 0.02%포인트 줄었다.

서울은 상승률이 0.08%로 집계됐다. 주로 정비사업의 영향을 받는 단지에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강남에서는 송파구(0.10%)가 신천동과 문정동 위주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구(0.09%)는 재건축조합 설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압구정동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초구(0.08%)는 방배동과 잠원동 위주로, 강동구(0.06%)는 암사동과 명일동 위주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2.4 공급 대책 발표와 명절 연휴 등으로 매수 문의 감소와 관망세가 나타났다"며 "정비사업 영향을 받는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이달 28일 재건축조합 설립 총회를 개최하는 압구정3구역(현대1~7차, 10·13·14차) 압구정현대2차 아파트 전용면적 196.84m²(6층)는 지난달 11일 55억원에 팔렸다. 이는 지난해 8월 13층이 49억3000만원에 매매 계약서가 체결된 데 비해 5억7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 10일 6개 정비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조합이 설립된 4구역에서도 관찰된다. 압구정4구역(현대8차, 한양3·4·6차) 압구정현대8차 아파트 전용면적 163.67m²(2층)는 지난달 12일 37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이 아파트 4층이 30억원에 거래됐는데 반년 만에 7억원이 오른 셈이다.

거래량도 활발하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의 거래량 순위를 살펴보면 압구정5구역(한양1·2차) 한양1차 아파트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 말까지 6건에 불과했던 거래량이 같은 해 12월 1일부터 이날까지 총 25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지면서 압구정동 거래량 1순위를 기록했다.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가 유독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6·17 대책을 발표하면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내놨다. 개정안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이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는 2년 동안 실거주해야 한다. 개정안 시행 이후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하는 단지는 이 규제가 적용된다. 따라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서둘러 조합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와 함께 조합 설립 인가 이전에 아파트를 매수해야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기 때문에 2년 실거주 의무를 피하고 조합원 자격을 얻으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데 올해 안에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실거주 수요와 재건축 '막차'를 타기 위한 매수세가 더해져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매물이 거의 나오고 있지 않지만, 거래된 아파트는 부르는 게 값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달 첫째 주 0.47%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경기권은 상승 폭이 지난주(0.46%)대비 0.04%포인트 소폭 축소돼 0.42%를 나타냈다. 일명 'GTX 호재'를 받은 남양주는 0.82%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2주 연속 0.8%대를 유지했다. GTX-C 노선 정착역이 세 군데로 확정된 고양은 0.56%를 기록하면서 전주(0.70%) 대비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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