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배터리戰 승소 "합의 마무리 촉구"…SK "향후 절차 적극 대응"
LG, 배터리戰 승소 "합의 마무리 촉구"…SK "향후 절차 적극 대응"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2.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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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연합뉴스
일러스트=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2년여 동안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2차 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향후 뒷처리가 관심사다.

앞서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결정이 났지만,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요청으로 전면 재검토가 진행됐다. 코로나19의 영향까지 겹쳐 이날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세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양사는 그동안 첨예한 여론전을 펼치면서도 물밑 합의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날 ITC의 결정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ITC는 이날 내린 최종 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제출한 2차 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리스트를 확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ITC는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에 배터리 셀, 모듈과 팩 및 관련 부품, 소재 등이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미국 내 수입 금지 10년 조처를 내렸다. 다만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진행 중인 포드와 폭스바겐, 기아 등의 부품과 소재는 일정 기간 수입을 허용했다.

■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 기술 탈취 입증됐다…합의 불발 시 다툼 불가피"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ITC 결정은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의 2차 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 생산, 테스트, 수주, 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부정하게 사용해 자사가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SK이노베이션의 기술 탈취 행위가 명백히 입증된 결과이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소송이 사업 및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당연히 취해야 할 법적 조치"라며 "30여년간 수십조원의 투자로 쌓아온 지식 재산권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보호받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이번 판결로 배터리 산업에 있어 특허뿐만 아니라 영업비밀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대한민국 전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에 합의를 통한 소송 마무리를 요구했다.

회사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이번 ITC 최종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이에 부합하는 제안을 통해 하루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합의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ITC 최종 승소 결과를 토대로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품목에 대한 미국 내 사용 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도 단호하게 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SK이노베이션 "향후 절차서 진실 가릴 것…합리적인 조건에 합의 노력"

SK이노베이션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이 되지 못한 부분에 아쉽게 생각하며 남아 있는 절차(Presidential Review 등)에서 해당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ITC가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린 이후, 최선의 노력을 다해 쟁점 사안에 대한 소명을 했음에도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실체 판단의 기회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후의 절차에서 이번 결정을 바로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ITC의 판결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항소 등 정해진 절차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 진실을 가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다만, ITC가 수입 금지 결정의 예외로 둔 폭스바겐, 포드의 모델을 위해 미국 내 생산을 위한 부품의 수입을 각각 2년, 4년 동안 허용함에 따라 진행 중인 미국 공장 설립과 운영이 제한적으로 가능할 것이라면서 고객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예기간과 남은 절차를 통해 이번 ITC 결정이 미국의 관련 산업 생태계 발전 및 전기차 소비자 안전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전달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배터리는 지난 10여년 동안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 공급돼 온 안정성 문제가 없는 배터리"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없게 되면 소비자는 물론, 기업에까지 큰 손실이라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어 "미국 조지아에 건설하고 있는 배터리 공장은 최고 50억달러가 투입돼 6000여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규모"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파생 투자 및 고용 효과를 감안하면, 공장이 입지하고 있는 조지아뿐 아니라 인근의 다른 지역 경제의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밸류 크리에이션 센터장은 "앞으로 남은 절차에 맞춰 최선을 다해 사업과 고객, 그리고 미국의 경제와 지역사회에도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조건을 전제로 소송을 조기에 종료하고, 산업 생태계 발전 및 국민 경제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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