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BC카드, 새 수장에 非 KT출신...금융플랫폼 본격화? 시너지 효과에 업계 ‘눈길’
케뱅·BC카드, 새 수장에 非 KT출신...금융플랫폼 본격화? 시너지 효과에 업계 ‘눈길’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2.10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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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성 행장·최원석 사장 모두 비(非)KT 출신 인사
케이뱅크, 을지로 신사옥에서 'KT그룹' 시너지 강화한다
카뱅과 다른 포지셔닝 외친 구현모 사장, ‘금융 플랫폼사업’ 속도내나
케뱅·BC·KT 데이터, 모이기만 해도 효과 "엄청나"
금융업계, 3사 시너지 효과에 ‘기대’
(왼쪽부터)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최원석 BC카드 차기 사장 내정자,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최원석 BC카드 차기 사장 내정자,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KT의 자회사인 비씨카드가 최근 새 사장으로 금융과 정보기술(IT) 경력을 두루 갖춘 외부 전문가를 맞이한데 이어 손자회사인 케이뱅크도 차기 행장으로 비(非) KT 출신 인사가 내정됐다. 올해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현모 KT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씨카드와 케이뱅크를 필두로 한 금융과 KT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비금융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지 금융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서호성 행장·최원석 사장 모두 비()KT출신 인사...KT ‘금융 플랫폼사업’ 속도

KT의 자회사인 BC카드와 손자회사 케이뱅크의 새 수장 자리에 모두 비(比) KT 출신 인사가 올랐다. 금융을 통한 데이터 회사로의 성장을 중장기 전략으로 삼은 구현모 KT 대표이사의 금융 플랫폼사업에 본격 드라이브가 걸린 셈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전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서호성 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을 제3대 은행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KT출신이 아닌 인사가 케이뱅크 행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행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 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카드사,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산업 전반의 경험을 두루 갖춘 인재로 통한다. 특히 2003년 현대카드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신용카드 대란’ 파동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카드 턴어라운드(Turn Around) 전략을 수행하여 흑자 전환까지 이뤄낸 주역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서 행장 취임과 함께 광화문을 떠나 중구 을지로트윈타워로 사옥을 이전했다. BC카드와 같은 사옥을 사용하며 KT그룹 내 금융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장민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은 “임직원 소통을 강화하고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는 현실에 맞도록 사무공간을 설계했다”며 “신사옥 이전을 KT그룹 금융 시너지 창출의 계기로 삼고, 그룹사 간의 시너지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에 앞서 지난 5일 비씨카드는 새 사장에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최 내정자는 에프앤가이드를 성장시켜 금융 정보 유통업을 개척하고, 금융과 IT를 결합한 에프앤자산평가를 설립해 국내 최초 금융상품 통합 평가 엔진을 개발한 금융·데이터 융합 전문가로 통한다.

또한 은행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자산평가사 등 다양한 금융업권 경험과 지식을 두루 갖추고, 최일선에서 금융혁신을 주도한 인물로 케이뱅크와 금융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KT그룹만의 특화된 ‘종합금융전략’을 수립해 강력히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최 내정자는 "마이데이터 시대에 BC카드의 폭넓은 결제·커머스·금융 인프라와 KT그룹의 앞선 AI·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소비자 위주의 차별화된 결제·소비·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을 주도하고 기존 카드사업 부분의 경쟁력도 지속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5G시대 디지털 전환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로 BC카드와 케이뱅크를 중심으로 한 금융 플랫폼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금융을 통한 데이터 회사로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말 열린 ‘디지털-X 서밋 2020’ 행사에서 “BC카드가 갖고 있는 고객 기반을 보면 가맹점이 310만이다. 데이터 회사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다른 포지셔닝을 하겠다"며 "넘버1 결제플랫폼인 BC카드, KT와 만나 금융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케뱅·BC·KT 데이터, 모이기만 해도...금융업계, 3사 시너지 효과에 ‘기대’

케이뱅크의 대출고객 데이터와 BC카드의 결제데이터, KT의 방대한 통신 데이터가 어우러져 어떤 시너지를 방출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BC카드의 경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만큼이나 매력적인 미래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우선 케이뱅크의 경우 마이데이터사업을 허가받은 BC카드와의 협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은 다른 사업자와 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에 대한 걱정도 덜게 되는 셈이다. 마이데이터 라이선스가 없는 회사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협업을 하면 사업자에게 데이터를 모두 제공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또 올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고되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도 계열사들의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케이뱅크를 비롯한 카카오뱅크·토스 등 3사 모두 올 하반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 확대를 예고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공동체를 중심으로 자체 신용에 기반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케이뱅크도 올 하반기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때 신용평가에서 310만 가맹점 정보를 보유한 BC카드의 신용·결제정보와 KT의 방대한 통신데이터가 더욱 정교한 신용평가를 가능케 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BC카드는 KT·케이뱅크와의 협업으로 마이데이터 사업과는 또 다른 미래먹거리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KT의 위치기반서비스(LBS) 인프라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펼친다면 효율은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 위치정보를 이용하는 LBS는 이동통신망과 IT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기술로, 이동 중인 사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BC카드를 사용하고 KT 통신을 이용하는 고객이 여행·쇼핑 중이라면 BC카드는 고객 주변 상황에 알맞은 자사 할인·적립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다.

또한 유·무선, 인터넷·TV 가입자 등 KT의 방대한 고객군을 BC카드 고객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인책으로도 기대할 수 있다. KT의 유·무선, 인터넷·TV 결합시 할인해주는 상품 구성에 BC카드를 곁들여 할인의 폭을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BC카드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려볼 수 있다.

3사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KT·BC카드·케이뱅크 모두 아직은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업 구축 모델 등에 대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는 분위기다. 다만 어떤 서비스를 내야 고객 혜택을 늘릴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업계의 다수 관계자들은 3사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견을 전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마케팅을 할 때 데이터가 많이 모일수록 정확한 확률의 타켓팅이 가능하다”면서 “은행과 카드사, 여기에 통신 데이터까지 합쳐지면 그 자체로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비씨카드와 케이뱅크, KT 각 영역의 장점들만 모아도 거대 금융그룹 부럽지 않게, 또 나아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혁신에 가까운 서비스를 내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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