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없다"…현대차그룹-애플 협력 무산
"'애플카' 없다"…현대차그룹-애플 협력 무산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2.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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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애플카' 협력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시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 간 풍문이 일단락됐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했다는 시각과 함께 애플이 여론을 의식해 논의를 중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당사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8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 달여 동안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애플카' 협력이 사실상 결렬됐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전기차 '협력설'이 제기된 것은 지난달 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지난달 8일과 20일에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해 협력 논의를 기정사실화 했다.

기아가 미국 조지아 공장을 통해 '애플카'를 생산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업계에서는 각종 '설' 난무했고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한 달 동안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 주가는 공시 발표 당일인 지난달 8일 19.42% 뛰어 역대 최고의 일간 상승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11일에는 28만9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인 5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과 애플간 전기차 개발 사업 관련 협상이 최근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애플이 현대차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도 비슷한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논의가 결렬됐음을 전했다.

협력 중단 이유를 두고서는 "애플이 지난 몇 년간 비밀에 부친 프로젝트를 현대차그룹이 언론에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자동차 전문 매체인 오토모티브 뉴스 역시 애플이 현대차와 협상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추후 논의가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타진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 특유의 수직계열화 문화로 인해 현대차가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쉽사리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애플은 중국의 제조 전문업체인 폭스콘을 통해 자사 제품 전량을 생산하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되는 애플 제품처럼 현대차가 단순 제품 생산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는 애플의 간섭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서도 이 같은 시각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애플이 들끓는 국내외 여론을 고려해 논의를 중단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비밀 준수 문화가 강한 애플이 현대차그룹의 공시와 각종 보도로 인한 여론을 의식해 잠정 중단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각) '애플과 사업을 한다면 이걸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 된다. 현대는 그걸 배웠겠지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애플 거래한다면 그곳이 공기업이든, 애플 주요 고객사든 '비밀유지 협약'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애플의 입장에서 현대차그룹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파트너라는 점을 봤을 때, 추후 협력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애플에게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최적의 파트너라는 점에서도 무게가 실린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생산 시설도 갖추고 있다. 애플은 현대차그룹이 자사가 계획한 시기에 맞춰 자동차를 실제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21% 하락하면서 2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는 장중 8만6000원까지 떨어졌다가 간신히 올라섰지만 14.98% 떨어진 8만63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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