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생계자금...지난해 은행 가계대출 1년새 100조 불어 ‘사상최대’
빚투·영끌·생계자금...지난해 은행 가계대출 1년새 100조 불어 ‘사상최대’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1.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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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8조, 신용대출 32조↑...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기록
작년 12월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늘었다. (사진=한국은행)
작년 12월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늘었다. (사진=한국은행)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이 100조원을 넘겨 사상 최대 규모로 불었다. 부동산·주식 투자를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을 내 투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겹쳐진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한은)이 14일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작년 12월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 폭이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 주택관련대출 포함)과 기타대출(신용대출 등)의 작년 말 잔액은 각각 721조9000억원, 266조원으로 1년 사이 68조3000억원, 32조4000억원씩 늘었다. 연간 증가액이 각각 2015년(70조3000억원) 이후,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기록이다.

한은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늘어난데다, 각종 생활자금 수요와 공모주 청약대금 등 주식 매수 자금 수요도 복합적으로 작년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중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관리방안이 나온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가면서 증가세는 다소 주춤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한 달 6조6000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11월(13조7000억원)과 비교해 증가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 증가액이 11월 7조4000억원에서 12월 40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6조3000억원)은 11월(6조2000억원)보다 오히려 1000억원 늘었다. 특히 전세자금 대출이 한 달 새 2조8000억원 뛰어 지난해 2월(3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을 세웠다.

기업 대출을 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976조4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107조4000억원 많았다.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연간 증가 폭이다. 다만 11월보다는 12월 기업 대출 잔액이 5조6000억원 줄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이 각 5조원, 6000억원 감소했지만 개인사업자만 보면 대출이 1조9000억원 오히려 늘었다.

한은 측은 "해마다 12월 기업들은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부채를 상환하거나 부실 채권을 매·상각하기 때문에 부채 잔액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소상공인들의 자금 수요에 따라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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