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무풍지대’ 증권사, 올해도 실적 잔치 예고, 포인트는?
‘코로나 무풍지대’ 증권사, 올해도 실적 잔치 예고, 포인트는?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1.01.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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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Q 역대급 적자, 2~4Q는 역대급 실적 잔치...효자는 ‘브로커리지’
올해도 땡큐 ‘개미’+IPO 수수료 껑충..신용평가 전망, 22개 산업 중 ‘증권’ 유일
지난해 4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는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원을 넘겨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대우)
지난해 4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는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원을 넘겨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대우)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올해도 증권가의 실적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며 실전 잔치를 벌였다.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들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껑충 뛰며 실적을 견인한 덕이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증시 활황은 계속될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기업공개(IPO) 규모는 작년의 2배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Q 역대급 적자, 2~4Q는 역대급 실적 잔치...효자는 ‘브로커리지’

지난해 2~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부문이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증권사들의 실적이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 등 6곳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8056억원, 4조8767억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원을 넘겨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테일 1위 키움증권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년보다 80% 가량 치솟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 6개 주요 증권사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8430억원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1333억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3분기에 이어 4분기 역시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 지표가 양호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부진했고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유가증권 트레이딩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대다수 증권사들이 적자를 맞았다. 하지만 2~3분기 ‘동학개미’, ‘서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요동치던 증시를 떠받치며 반등을 이끌어 냈고, 증권가에는 실적 랠리가 이어졌다. 작년 1∼3분기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1.1% 급증한 5조2171억원을 기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 이후 백신 랠리로 증시가 2분기에 비견할 만큼 급등함에 따라 4분기 실적도 전체적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순수수료이익은 거래대금이 전분기 대비 감소함에 따라 하락하겠으나 2분기보다는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도 땡큐 ‘개미’+IPO 수수료 껑충..신용평가 전망, 22개 산업 중 ‘증권’ 유일

올해 ‘동학개미·서학개미운동 시즌2’가 예고되는 가운데, IPO 규모는 지난해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수수료수익이 증가해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일부 신용평가사에선 올해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인 산업군은 증권업이 유일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은행 예금이 증시로의 머니 무브(money move)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새해 첫 거래일 사상 처음 3000선을 터치하며 본격적으로 ‘삼천피’ 시대를 열었다. 단기간 급상승으로 버블 논란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조정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긴 하지만 유례없던 동학개미 유입과 약달러 전망에 따른 외국인 투자 등으로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되며 올해 동학개미운동 시즌2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5일 개인투자자 점유율 1위 키움증권의 하루 동안 신규 계좌는 3만9756좌가 개설 돼 사상 일간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3만3925좌가 새로 개설된 지 하루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5일 하루 동안 키움증권을 통한 국내 주식 약정금액은 22조9000억원을 돌파해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는 지난해 11월 25일 20조1000억원이었다. 약정금액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매수한 금액을 말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시장 거래대금의 증가와 개인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이어지며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증시에 개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8조31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으로 증시 대기성 자금을 뜻한다.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동학개미 유입이 폭발했던 지난해보다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저금리 기조 유지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성은 증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IPO 수수료 수익이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조 단위에 달하는 대어급 업체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IPO 규모는 지난해의 2배를 넘어설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백억원의 IPO 수수료로 짭짤한 수익을 낸 증권가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IPO 수수료로 250억원 가까이 벌어들이며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상장으로 각각 52억원과 23억원을 받아 수익이 불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인수 수량이 적었던 삼성증권은 29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야놀자 등을 비롯해 카카오 3총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와 SK그룹의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SKIET), 원스토어,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기업가치가 최대 30조원에 이르는 크래프톤의 IPO를 맡은 미래에셋대우와 카카오뱅크를 맡은 KB증권이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 기업들의 IPO 주관사가 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가 예정된 대어급 기업들의 공모규모는 최근 5년간 IPO시장이 가장 뜨거웠던 지난 2017년보다도 클 것"이라며 "특히 개인 투자자가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물량이 확대되면서 시장에 유입되는 개인 청약대금도 작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전일 ‘포스트 코로나19, 산업별 회복속도는 차별화된다’라는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신용등급 방향성은 ‘안정적~부정적’으로, 당사 22개 산업중 신용평가 전망이 긍정적인 것은 ‘증권(중소형)’이 유일하다”면서 “저금리와 부동산규제 등으로 인해 직접투자 수요급증, 브로커리지 부문 호실적이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대형사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 중소형사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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