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 털고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 '비도진세'
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 털고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 '비도진세'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1.06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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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디벨로퍼 강자…역세권 개발사업 가속도
‘리츠’ 접목…종합금융부동산 기업 시동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진=HDC현대산업개발)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사진=HDC현대산업개발)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신축년 목표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는 의미의 비도진세(備跳進世)를 내걸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서 그동안 불거졌던 리스크를 덜어내고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개발사업이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와 함께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투자신탁인 리츠(REITs)를 활용한 본격적인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의 확장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 압구정 현대아파트부터 인천 시티오씨엘까지…디벨로퍼 ‘본색’

6일 현산에 따르면 권순호 대표는 2021년 신년사에서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본연의 경쟁력인 건설기반의 펀더멘털을 강화해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기업 문화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리츠를 활용한 금융 구조화 비즈니스 플랫폼을 런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서 강한 의지를 보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본업으로 돌아가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디벨로퍼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현산은 전통이 깊은 디벨로퍼 강자로 꼽힌다. 40여년 전, 국내 최초의 민간도시개발사업이자 강남 최초의 신도시 사업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세웠다. 당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7000여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백화점, 상가와 같은 근린생활시설과 학교, 공원 등이 들어선 최초이자 최대 단지로 평가받았다.

수원 아이파크 시티 모습. (사진=HDC현대산업개발)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뒤부터는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IPARK)를 출시하면서 자체 개발사업을 지속해왔다. 아이파크의 이미지가 ‘현대家’의 아파트라는 인식이 대중에 깊게 자리 잡은 것도 이때부터로 볼 수 있다. 지난 2009년부터 10여년 동안 세운 약 6600가구 규모의 수원 아이파크 시티 역시 대표적인 도시개발사업 중 하나다.

올해에는 추산 5조7000억원 규모의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시티오씨엘)으로 디벨로퍼 강자의 면모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현산은 시행사인 DCRE와 사업 전반을 관장하는 PM(Project Management) 계약을 맺는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25년까지 1만20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학교, 공원,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도 조성된다. HDC현대산업개발(40%)과 현대건설(30%), 포스코건설(30%)이 지난해 2조8000억원 규모의 공사 도급 계약을 체결해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다.

■ 국토부 장관 교체…역세권 개발사업 탄력받나

현산의 이 같은 디벨로퍼 역량을 바탕으로 한 역세권 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역세권 고밀 개발론(論)’을 밀어붙이면서 주택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현재 현산은 올해 6월 착공 예정인 1조9000억원 규모의 광운대 역세권 개발을 비롯해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약 5300억원, 4월 착공), 공릉 역세권 개발(약 2200억원, 4월 착공), 의정부 주상복합(약 4300억원, 6월 착공), 파주 서패동 도시개발(미정)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산은 이들 역세권 사업에 리츠를 접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에는 기존에 운영 중인 ‘HDC민간임대주택1호’ 리츠가 공급하는 첫 민간임대아파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산은 먼저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 ▲공릉 역세권 개발 ▲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에 리츠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HDC아이파크제1호’와 ‘HDC아이파크제2호’를 설립했다. HDC자산운용이 관리 중이다. 현산은 먼저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에 1066억원, 공릉 역세권 개발에 456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자료=주택도시보증공사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 방식과 자체 사업 방식은 각각 장단점이 존재하는 만큼, 결국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행정적 절차 이슈로 지연되던 현산의 역세권 복합개발 자체 사업들의 가시성이 국토부 장관 교체로 개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현산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811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누적 2조76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25억원으로 누적 4149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누적 매출액은 13.4% 감소한 반면, 누적 영업이익은 6.8%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266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6.3%로 전 분기(15.3%)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114억원, 영업이익 139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매출은 수원 영통 3단지, 대전 아이파크시티 등이 반영되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영업이익은 일부 비용 증가로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현산은 지난해 총 1만4999가구를 공급했다. 올해는 1만776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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