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바잉·영끌·생활고에 가계빚, 사상 첫 GDP 넘어...부실 위험 '경고음'
패닉바잉·영끌·생활고에 가계빚, 사상 첫 GDP 넘어...부실 위험 '경고음'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12.24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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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 부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11.2%..."부실 위험 유의해야"
GDP 대비 민간(가계+기업) 신용 비율 추이.  (출처=한국은행)
GDP 대비 민간(가계+기업) 신용 비율 추이. (출처=한국은행)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가계 및 기업 등 민간의 빚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대출과 부동산·주식 투자 자금 대출까지 겹치면서다.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가계·기업의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2020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현재 민간 부문의 신용(가계·기업의 부채)은 명목 GDP의 211.2%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3분기(194.7%)보다는 16.5%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며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 부채는 3분기말 1682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포함한 기타대출이 각 7.2%, 6.8% 증가했다.

반면 처분가능소득은 1년동안 불과 0.3%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71.3%로 높아졌다. 역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고 기록이다.

한은은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가계의 소득 여건 개선이 미약할 경우, 취약 가구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해야한다"고 경고했다.

같은 기간 기업 대출은 1332조2000억원으로 작년 3분기(1153조원)보다 15.5% 불었다.

한은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기업 신용이 크게 늘었다"며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실적 회복 지연 등으로 유동성 사정이 악화되거나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민간 신용 급증에도 은행의 자산 건전성은 아직 양호한 수준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은 9월 말 현재 0.4%로 작년 같은 시점(0.49%)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경기 부진에도 불구,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정책 당국의 금융지원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올해 1∼3분기 중 0.52%(연율 환산)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16%포인트 낮아지는 등 은행 수익성은 나빠졌다. 대손충당금 적립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3분기말 기준 20대와 30대를 포함하는 청년층의 가계대출은 전년동기대비 8.5% 늘어 여타 연령층의 증가율(6.5%)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가격 상승세에 따른 ‘패닉바잉’과 ‘영끌’·‘빚투’로 대변되는 주식 투자열풍이 2030 청년층의 가계대출을 크게 늘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청년층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아직까지 상환 부담은 크지 않지만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은 채무상환능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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