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ESG'…SK건설의 현재진행형 2020 키워드
'친환경'·'ESG'…SK건설의 현재진행형 2020 키워드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2.2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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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와 친환경 접목하는 SK건설
안재현 SK건설 사장 (사진=SK건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안재현 사장이 지휘하는 SK건설이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건설업계에 친환경 바람을 몰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플랜트부문은 유지하면서도 그룹 수장인 최태원 회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행보에 맞물려 꾸준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플랜트 플러스 '알파'에 친환경…SK건설의 큰 그림

SK건설은 올해 들어 플랜트 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친환경으로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이 회사의 빅뉴스는 EMC홀딩스 인수다. 환경플랫폼 기업 EMC홀딩스 인수를 밝히면서 친환경 사업의 신호탄을 쐈다. 인수자금은 1조원 규모다. SK건설은 EMC홀딩스 주식 전량을 사들인다.

EMC홀딩스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자본금은 64억원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하수처리장 운영, 폐기물 소각·매립 등을 영위하는 환경관리와 환경시설관리 등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2016년 5월 설립된 이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3809억원,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9.3%, 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성장했다.

SK건설은 EMC홀딩스 인수를 통해 재사용·재활용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해,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 기반의 친환경 제조 공간인 스마트그린산단을 조성하고 ▲폐열·폐촉매 등을 활용한 신에너지발전 개발 ▲터널·지하 공간 기술력과 융합한 신개념 복합 환경처리시설 개발 등, 기존 플랜트 및 인프라 현장과 접목해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건설의 해외 프로젝트 노하우를 더해 글로벌 신사업까지 모색한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국내 최대 환경 플랫폼기업인 EMC홀딩스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친환경 사업을 영위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EMC홀딩스의 실적은 내년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SK건설은 EMC홀딩스 인수를 시작으로 친환경 경영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경북 구미에 위치한 ‘블룸SK퓨얼셀 제조 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국산화를 알렸다. 이 제조 공장은 2년 전인 2018년 SK건설이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 미국 블룸에너지와 전략적 협업을 시작한 뒤, 2019년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세운 SOFC 국산화 전략의 산물이다. 2021년 연산 50메가와트(MW)로 시작해 2027년 400MW까지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전경 (사진=SK건설)
블룸SK퓨얼셀 제조 공장 전경 (사진=SK건설)

SK건설은 이와 함께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 기업 에퀴닉스(Equinix)가 발주한 SOFC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수주했다. 또 SK어드밴스드, 블룸에너지 등과 함께 부생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연료전지 시범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이를 통해 부생수소의 상용화를 검증한다.

지난달에는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친환경 신사업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폐자원 순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폐플라스틱, 페트콕(석유정제 부산물) 등, 활용도가 낮은 자원의 부가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친환경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관련 신사업을 추진한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도 탄탄대로다. 이 풍력 발전 방식은 바다 위에 풍력발전기를 부표처럼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형태다. SK건설은 두산중공업, LS일렉트릭, 도화엔지니어링 등 국내외 15개 해상풍력 관련 업체와 기술 개발 및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건설은 2018년 울산 동남해안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통해 발전허가를 취득하면서 이 사업에 발을 뗀 바 있다.

이 외에도 충남 아산시, 완성개발 등과 친환경 일반산업단지 조성에도 나섰다. 충남 아산시 선장면에 세워질 이 산단은 내부에서 발생하는 폐자원 등을 자체 처리하는 시설을 갖춘다. 안 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선장 친환경 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고 강조했다.

SK건설은 이 같은 친환경 주도 사업을 신생·중소기업과 함께 도모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SK건설이 개최한 건설 기술 공모전에서는 수상한 10개 기업 가운데 3개가 친환경 기술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기존 주택건축 분야 외에도 친환경, 신에너지 등으로 확장해 공모전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진=SK건설
사진=SK건설

■ 사업부 명칭 전면에 '에코'…플랜트 실적 견고

각 사업 부문의 명칭 변경과 함께 사명 변경도 추진 중이다. 친환경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인프라 사업부문은 에코인프라, Oil&Gas사업부문과 Hi-Tech사업부문은 통합해 에코엔지니어링으로 바뀌었다. 지난 7월 신설된 친환경솔루션부문은 에코비즈니스, 주택건축사업부문은 에코스페이스로 변경됐다.

사명은 SK에코플랜트, SK임팩트, SK서클러스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SK건설은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주력 사업인 플랜트부문의 실적은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SK건설의 올해 3분기 사업부문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화공플랜트는 2조238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산업플랜트는 1조281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300여억원 증가했다. 개발사업 등의 기타부문은 199억원으로 크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플랜트부문의 인력은 감소세다. 지난해 말 기준 2000명대였던 플랜트 인력은 올해 6월 기준 1881명으로 줄었다.

■ ESG 강조하는 최태원 회장 의중 반영된 듯

SK건설의 이 같은 행보에는 그룹 수장인 최태원 회장의 ‘ESG 경영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이 가장 최근에 강조한 ESG 행보는 이달 18일 열린 상하이 포럼이다. 최 회장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인류는 지금 글로벌 환경·사회적 위기에 팬데믹까지 더해진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무엇보다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신뢰받는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앞선 도쿄 포럼과 베이징 포럼에서도 ESG 중심의 글로벌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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