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우리금융지주 올해 인사 키워드 각양각색...‘관례 깨고, 신(新)바람’
신한·KB·우리금융지주 올해 인사 키워드 각양각색...‘관례 깨고, 신(新)바람’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12.22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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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보단 안정’이지만...신한은 임기 늘리고 KB는 후계 구도 새판 짜고
우리금융, 임원·조직 슬림화 단행...‘작고 강한 조직’ 신(新)바람
신한금융, KB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CEO 및 주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출처=각 사)
신한금융, KB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CEO 및 주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출처=각 사)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그룹들은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인사에서 안정에 방점을 찍은 반면, 우리금융그룹은 ‘작고 강한 조직’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인사와 조직개편에 변화를 줬다. 신한·KB금융이 안정에 무게를 뒀다고 해서 변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두 금융그룹은 큰틀에서 보면 대다수 계열사 사장단이 연임되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특이점을 보였다.

‘변화보단 안정’이지만...신한은 연임 임기 늘리고 KB는 후계 구도 새판 짜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올해 인사 개편에서 큰 변화를 꾀하기보다 그룹의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불확실한 영업환경이 지속돼온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발발하며 언택트(비대면) 영업 확산 등 금융권에는 각종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그룹에 변화를 주기보단 굵직한 어려움을 극복해낸 기존 사장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그룹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11명의 자회사 CEO를 연임시키고 3명을 신규선임했다. 핵심 계열사 중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이 연임했다.

특히 이사회에서 진 은행장과 임 사장의 연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 사장의 경우 두 번의 연임까지 총 4년을 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 것이란 예측도 많았으나 카드업계 전반의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와 함께 무난히 3연임에 성공했다. 성대규 신한생명의 사장은 내년 7월 출범하는 그룹의 통합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의 초대 CEO로 내정됐다. 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으로 내년 7월 출범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이번 인사의 특이점은 그간 관례였던 주요 계열사 사장의 1년 연임 기간을 2년으로 늘린 것이다. 핵심 계열사 사장단이 대거 연임된 데는 그간 변동성이 심한 대외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그룹 경영 안정에 힘을 실은 점이 주요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단의 임기를 늘림으로써 리더십을 발휘할 충분한 시간을 줌으로써 CEO중심의 책임경영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CEO 임기를 통상 신규선임 2년, 연임 시 1년으로 운영하는 경우 중장기 전략 추진보다 상대적으로 단기 성과에 치중하게 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임기를 1~2년으로 탄력적 운영할 경우 CEO가 리더십을 발휘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돼 자회사 CEO 중심의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그룹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시장·환경 변화에 전략적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경영관리는 통합하는 방식으로 효율화하고 그룹 내 ESG 전략 실행력 강화를 위해 ESG 팀을 신설했다. 또 그룹 차원의 빅데이터 전략 추진을 통한 데이터 비즈니스 경쟁우위 선점을 위해 그룹 빅데이터 부문을 신설하고, 그룹 내 감사 기능을 확대해 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체계화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뒀다. 불확실성이 큰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그룹 내 내실 강화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8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이하 대추위)를 개최하고 허인 KB국민은행 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박정림·김성현(복수 대표) 등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10개 계열사 사장 중 7명을 1년 더 연임시켰다. 특히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가 예고된 박정림 KB증권 대표도 연임됐다. 박 대표는 지난달 1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문책경고(중징계)를 받았다. 문책경고가 확정된 임원은 향후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선임 또는 연임되지 못하지만 아직 징계가 최종 통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박 대표의 연임은 제재 결과와 상관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추위 관계자는 “디지털 트렌드와 저성장 구조가 일상화되는 환경에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 본격화 등을 통해 지속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검증된 역량을 보유한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며 “특히 재임기간 중 경영성과, 중장기 경영전략 등 추진력,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변화혁신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하여 대표이사 후보로서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살펴봤다”고 전했다.

KB금융그룹의 이번 정기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10년 만에 ‘부회장’직을 신설한 것이다. KB금융은 부회장직을 새로 만들고 양종희 현 KB손해보험 대표를 내정했다. 양 내정자의 임기는 1년이며 구체적인 역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KB금융지주의 부회장직 도입을 두고 업계는 그룹 지배 구조 안정화를 위한 차기 회장군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부회장직을 신설한 것은 후계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며 “향후 ‘차기 회장은 은행장’이라는 관례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현 양종희 대표의 지주 부회장 선임 예정에 따라 김기환 지주 CFO를 후보로 선정했다.

우리금융, 임원·조직 슬림화 단행...‘작고 강한 조직’ 신(新)바람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인사·조직개편에서 변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우리금융은 지주와 은행 조직 슬림화를 통한 ‘작고 강한 조직’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고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8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우리카드, 아주캐피탈,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계열사 3곳의 CEO를 교체했다. 차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후보로는 김정기 현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을 선임했다. 지난 3년간 우리카드를 이끌어온 정원재 사장은 일명 ‘정원재 카드’로 불리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등 실적과 성과 면에서는 인정받았지만 이미 ‘2+1년’의 임기를 보냈기에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차기 아주캐피탈 대표이사 후보에 박경훈 현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을, 차기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후보로 김성종 현 우리은행 IT그룹장을 각각 내정했다.

조직 슬림화를 위해 금융그룹 내 조직을 현행 7부문-2단-5총괄에서 8부문-2단으로 통폐합했다. 조직운영의 효율성은 높이되, 임원의 책임과 권한을 더욱 명확하게 하여 업무 추진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ESG경영과 브랜드 관리를 위해 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새해 초 그룹의 새로운 비전 선포를 계기로 ESG경영을 본격화하고자 전담부서인 ESG경영부를 신설하고, 브랜드가치 제고에 힘을 싣기 위해 지주 브랜드전략부를 홍보실과 분리하기로 하였다.

우리은행도 3개 사업그룹을 줄이고 임원수도 감축하는 등 조직을 대폭 슬림화하면서도 내년 영업력 극대화를 위해 공동영업체계인 VG(Value Group)제도 도입에 맞춰 효율성을 제고하는 과감한 개편을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해 디지털 혁신과 영업의 연계성을 높이고 대면·비대면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영업 현장에 새로이 도입되는 공동영업체계인 VG제도에 맞춰 관련 사업그룹들을 통합하여 현장에서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개인그룹과 기관그룹을 ‘개인·기관그룹‘으로 통합하여 산하에 부동산금융단을 배치하고, 기업그룹, 중소기업그룹을 ‘기업그룹‘으로 통합하여 외환사업단을 산하에 뒀다. 아울러 HR그룹과 업무지원그룹도 ‘경영지원그룹‘을 신설, 통합함으로써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본부조직을 대폭 슬림화하여 임원수도 3명 축소키로 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지주와 은행이 함께 조직 슬림화에 방점을 찍는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지주는 그룹 차원의 통합관리가 필요한 디지털 경쟁력, 시너지, ESG경영,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은행은 영업 관련 본부조직의 혁신을 통해 영업력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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