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올해 은행과 금융투자업계의 금융민원이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출 수요 증가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금융감독원의 '2020년 1∼3분기 금융민원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금감원이 접수한 금융 민원은 총 6만191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9% 늘어났다. 이중에서 분쟁 민원은 2만4482건으로, 역시 1년 전(2만1629건)보다 13.2%(2853건) 증가했다.
권역별로 보면 금융투자(80.5%)와 은행(23.5%) 부문의 증가율이 특히 높았고 생명보험(7.7%), 손해보험(7%), 중소서민(6.4%) 등 나머지 부문에서도 모두 민원 건수가 작년보다 늘었다.
은행 민원이 대폭 증가한 이유로는 코로나19 때문에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 등이 꼽힌다. 은행 민원 9254건 가운데 3323건(35.9%)이 여신(대출)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이는 작년 동기 2040건보다 62.9% 증가한 수치다.
여신 관련 민원은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 개인 채무자 등을 위해 우대 대출,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 정책을 시작한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자격 요건 미달 등을 이유로 은행에서 요구를 거절당했거나 지원을 받는 방법을 몰라 도움을 요청한 민원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자의 통장 압류를 해제하는 등 과도한 채권 추심을 막아달라는 민원도 증가했다. 중소서민회사의 채권 추심 관련 민원은 작년 1∼3분기 1695건이었는데 올해는 2890건으로 70.5% 증가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면서 펀드 관련 민원도 크게 늘었다. 펀드 관련 은행 민원은 762건으로 작년 동기(356건)의 2배를 웃돌았다. 증권회사에 제기된 펀드 관련 민원은 961건으로 작년 동기(64건)의 약 15배였다.
증권사의 민원은 365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사모펀드 판매 문제로, 펀드 관련 민원 비중이 26.3% 가장 높았다. 내부통제·전산(22.3%), 주식매매(14.0%), 파생(5.2%) 등 순이었다. 특히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연계상품을 비롯한 파생상품 관련 민원은 작년 동기(36건)의 5배를 웃도는 192건으로 집계됐다. 증권 투자와 관련해서는 해외 주식 매매 시 '최소수수료'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보험 권역에서는 외화보험 판매 관련 민원이 208건으로 작년 동기(108건)보다 늘었다. 환율이나 금리 변동 위험 등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는 내용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