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직원 줄이고 또 줄인다...카드사 ‘구조조정 한파’ 올해도 지속
점포·직원 줄이고 또 줄인다...카드사 ‘구조조정 한파’ 올해도 지속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11.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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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까지 순익 1.6조 걷어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
영업점·카드모집인 2~3년간 절반이상 사라졌다
작년, 현대카드 대규모 구조조정 충격 우리카드가 받아내
올해 3분기까지 300명 가까이 퇴사...너도나도 ‘힘들다’
올해 9월 기준 카드사의 감소 직원수는 총 28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여명 더 늘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올해 9월 기준 카드사의 감소 직원수는 총 28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여명 더 늘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불황형흑자를 맞이한 카드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겹악재에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란 우려완 달리 선방했으나 영업점포 축소와 감원은 지난해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원 기조는 향후 더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6165억원으로 29% 증가했다. 카드수익(10조5296억원)과 자동차할부 등 할부금융수익(2059억원)이 각각 529억원, 198억원씩 증가하며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를 방어했다. 여기에 총비용(10조3598억원)도 4% 줄어들며 실적을 견인했다.

당초 업계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소비가 줄며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이어 겹악재를 맞아 실적이 크게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부터 각종 비용을 아껴가며 ‘불황형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용절감 기조는 앞으로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둔화가 예견되는 가운데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줄어들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까지 추진되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이는 업계의 고용 측면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지점·출장소·사무소 등의 국내 영업점포는 18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8년 초 331곳에서 45.6%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2년 반 만에 카드사 영업점포가 절반 가까이 사라진 것이다.

카드사의 영업점포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는 하나카드와 현대카드 영향이 컸다. 하나카드는 2018년 초 40곳이던 점포를 올해 6월까지 8개로 80% 축소했다.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영업점을 107개에서 31개로 71% 줄였다. 이어 KB국민·우리카드가 각각 44%, 37%씩 줄였고, 롯데·비씨·삼성카드는 변동이 없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22곳에서 28곳으로 27% 늘렸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비용절감 등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점포 통폐합’의 차원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한참 이전부터 비대면 영업이 시작됐고,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영업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점포 통폐합을 단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업점포가 대폭 축소되면서 신용카드 모집인도 크게 감원됐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카드사의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9593명으로 집계됐다. 모집인 수가 1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3년 집계 이래 처음으로 2017년 2만명 선이 무너진 후 3년 만에 절반이 줄어든 것이다. 카드모집인 수 감소는 올 하반기 들어 가팔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영업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4개월 동안 2110명의 모집인이 업계를 떠났다.

카드업계의 구조조정 한파는 본사와 지점에 근무하는 임직원에도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각 카드사들의 총 직원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카드사의 감소 직원수는 총 284명이었다. 지난해 3분기(-186명)보다 100여명 더 많은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작년엔 우리카드가 237명의 직원을 대거 채용하며 현대카드(-369)의 대규모 구조조정 충격을 완화했으나 올해는 달랐다. 실적방어를 위한 비용절감이 업계 전반에 번지면서 채용을 늘리는 곳이 없었다.

올해 직원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롯데카드였다.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총 직원수는 138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4명 줄었다. 지난 7월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200여명의 직원이 퇴사한 영향이 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올해 7월 그 동안 회사를 키워온 장기 재직자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통해 명예롭게 용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희망퇴직을 시행했다”며 “노동조합과 공동 서명한 노사협약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회사를 제외하면 타 업종보다 감원이 큰 편은 아니지만 코로나19와 디지털화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그 폭이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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