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장빗빛 전망 쏟아진다지만...“호재가 악재 될 수도”
‘코스피 3000’ 장빗빛 전망 쏟아진다지만...“호재가 악재 될 수도”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11.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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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복·美재정확대·원화강세...코스피 전망치 2600~3000포인트
잡아도 못 잡아도 악재...코로나의 양면성 “현실적 관점 필요”
최근 코스피는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2018년 1월 말 기록했던 신고가(2598.19)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코스피는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2018년 1월 말 기록했던 신고가(2598.19)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내년 한국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국내 안팎에서 나온다. 올해 안에 신고가를 찍을 수 있다는 예견과 함께 코스피는 3000선까지 올라 ‘박스피’라 불리는 오명도 벗을 수 있다는 기대가 팽배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시 상승세 전망의 핵심 요인이 결국 증시에 충격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좀 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는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2018년 1월 말 기록했던 신고가(2598.19)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일 2300.16으로 장을 마감한 코스피는 이날 2553.50에 마감하며 이달에만 10% 이상 상승했다.

연고점 경신이 이어지자 올해 안에 신고점 경신은 물론, 내년 코스피 지수가 3000까지 찍을 것이란 예측이 쏟아져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목표치 2800을 제시하며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제시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따른 수출 증가와 민간 소비 활성화 등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컨센서스(3.2%)보다 높은 3.6%로 제시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내년 코스피 지수가 최대 3000포인트 가까이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고 있다. 증권사별 전망치를 보면 키움증권이 2100~2600으로 가장 낮았고 이어 DB금융투자가 2630 ▲교보증권 2700 ▲신한금융투자·KB증권·하이투자증권 2750 ▲NH투자증권·메리츠증권·유안타증권·BNK투자증권 2800 ▲삼성증권 2850 ▲하나금융투자·SK증권 2900, 흥국증권이 3000으로 가장 높았다.

증권사 별로 제시한 수치는 다르지만 근거는 코로나19 충격 회복 및 기업 체력 강화, 미국 재정지출 확대 그리고 원화 강세로 좁혀진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 2018년과 다른 기초체력’이란 보고서에서 “연내 코스피의 신고가 경신 가능성도 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라며 “현재 코스피 상승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달라진 기초체력과 개선된 매크로 환경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신고가를 형성했던 2018년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업종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으나 올해는 지수 상승이 특정 업종으로 쏠리지 않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2018년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IT하드웨어가 코스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했으나 다른 경기민감주 대표 업종인 자동차·화학의 영업이익 비중은 9%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의 시총 증가(19%↑)가 더 빠르게 진행됐는데, 2차전지·소프트웨어 등 성장기업과 중후장대 업종인 자동차·화학의 내년 긍정적인 전망이 증시를 견인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 자동차·화학이 코스피 내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13% 확대, 반도체·IT하드웨어와 더불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바이든 정권이 내년 1월 출범한다면 민주당의 재정지출 확대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도 수혜를 입겠지만 반대의 상황이 연출돼도 부양책은 시기와 규모의 문제일 뿐 현실화할 것이란 기대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재정지출에 대해 서로 다른 정책 기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재정지출 추이를 보면 집권 정당보다는 경제 상황과의 연관성이 더 높았다”라며 “미국 내 코로나19 2차 확산이 더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기 타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부양책은 결국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5차 부양책은 시기와 규모의 문제일 뿐, 누가 집권하더라도 타결될 안건”이라고 덧붙였다.

원화 강세·달러 약세장도 국내 증시를 견인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통상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수출 기반의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어 자칫 수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을 겪을 수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 반등이 예견되는 현 시점에선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출 실적을 결정 짓는 중요한 변수는 글로벌 경기 상황이지 환율 변동은 아니다”라며 “기업들도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환헤지를 하는데, 100% 환차손을 막을 순 없지만 변동 영향을 그대로 맞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좀 더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내년 증시에서 핵심 주제 중 하나인 글로벌 부양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재익 하이투자증권 ‘21년 증시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주가 상승의 배경은 돈으로 크레딧 리스크를 막은 것”이라며 “경기침체기에 주가가 하락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크레딧 리스크의 두려움 때문인데 어느 기업이 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들이 발행한 유가증권 즉, 주식과 채권의 하락을 가져온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증시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글로벌 부양책의 지속 여부”라며 “극단적인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19의 개선이야 말로 글로벌 부양책을 후퇴시킬 수 있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에 백신, 치료제 등장 조차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근본적인 악재가 점차 사라지게 되면 중앙은행보다도 시장이 먼저 완화정책의 후퇴를 걱정하면서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낙관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미 대선 불확실성 해소 및 연준의 추가 부양책 관련 소식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렇지만 코로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차익 실현 욕구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돼 지수의 상승보다는 개별 종목들의 변화가 시장을 주도하는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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