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하는 대한항공, 비판하는 KCGI…産銀 "차선책 마련"
해명하는 대한항공, 비판하는 KCGI…産銀 "차선책 마련"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1.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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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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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구조정정과 독과점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키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딜에 반대하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주주들과 이해관계인들이 희생됐음은 물론, 국책은행의 일방적인 추진으로 혈세가 낭비됐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회 제22차 회의를 마친 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는 통합 이후 인력 구조조정 안 한다"라며 "안 하도록 계약에도 넣었다. 노조가 오해를 풀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통폐합이 아닌 시간대 조정 등으로 중복 노선을 합리화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노선 계획은 코로나19 회복 상황을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시간대 조정, 기재 조정, 목적지 추가를 통한 인력 유지 방안을 만들 것"이라면서 "현재는 중복 노선 정리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업계에서 제기하는 독과점 우려도 조기에 차단하는 모습이다. 우 사장은 "인천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률 허용능력) 점유율이 현재 대한항공 26%, 아시아나항공 14%로 둘이 합해도 40%"라며 "(외국 공항의 외국 항공사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통합 이후 발생할 시너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 사장은 "통합하면 비용이 줄어 효율성이 좋아진다"며 "화물이 굉장히 좋아 올해도 영업이익이 날 것이다. 화물 사업을 강화해 직원을 유지하며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코로나19가 회복될 때까지는 양사가 휴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 일정과 관련해서는 "실사 조직을 구성했고, 실사를 바로 진행할 것이다"라며 "우선 서류로 실사한 다음에 필요하면 현장에서 대면 인터뷰나 현장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제22차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제22차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KCGI "증자 방식도 문제"…산은 "차선책 마련할 것"

이처럼 대한항공이 통합 항공사 출범을 두고 제기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45.2%의 한진그룹 지분을 보유한 KCGI는 비판의 공세를 나날이 강화하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함께 3자 연합을 구성해 한진그룹의 경영권 다툼을 주도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이날 '산업은행이 말 못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KCGI는 "항공업 통합의 대의는 공감한다"면서도 "그 절차와 과정은 투명하며 공정하고 공평하게 사회적 합의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CGI는 증자 방식의 문제를 두고도 비판을 이어갔다. KCGI는 "한진칼이 다양한 자금 조달 방법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산업은행의 제3자 배정 보통주 증자가 안 되면 합병이 무산되는 것으로 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이번 딜은 조원태 회장 측이 원하는 방법으로 진행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KCGI는 법원에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두고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 침해라면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산업은행은 '시간'이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 대비 시간이 오래 걸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2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긴급한 자금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자본 확충 없이는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전날 이 같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딜이 무산될 수 있다면서 이를 대비해 차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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