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흑자 속 저공비행한 대한항공…‘화물 성수기’ 4분기 기대
잇단 흑자 속 저공비행한 대한항공…‘화물 성수기’ 4분기 기대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1.06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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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운송으로 항공 화물 성장 가능성 방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항공사들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3분기 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여객 사업의 회복세와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화물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와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화물 성수기인 4분기에 코로나19 백신 운송 수요가 더해져 향후 실적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모습이다.

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550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2.8% 줄었다. 전 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94.9%, 8.3% 감소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이 3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었다. 대한항공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보였지만, 화물 사업의 호조로 흑자 기조는 유지했다. 지난 6월 객실 좌석을 이용한 화물 수송을 시작으로 9월에는 여객기 좌석을 통째로 제거해 화물용으로 개조하는 등,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3분기 총매출액의 65.5%인 1조163억원이 화물 사업에서 나왔다. 이는 6401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 대비 59% 성장한 수치다. 대한항공은 “항공 화물 추가 공급 확보와 판매 확대를 통한 수송량이 증대됐고 탑재율이 개선됐다”라며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화물 전용 여객기 운영으로 화물 공급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별 국제 및 국내선 화물실적 비율 (자료=항공정보포탈시스템)
항공사별 국제 및 국내선 화물실적 비율 (자료=항공정보포탈시스템)

여객 사업은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수송과 공급이 모두 증가했다. 기업인 출장과 교민 수송을 위한 부정기 운항 수요가 늘었고, 싱가포르와 쿠알라룸푸르 등 일부 국가의 입국 제한 완화, 여름 휴가철 국내선 여행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영업비용은 소폭 감소했다. 지난 2분기 1조5400억원을 기록했던 영업비용은 1조5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비로는 50%가 감소했다. 제조원가와 감가상각·임차료, 인건비 등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대한항공은 “순환 휴업, 휴가 소진 및 비행 감소 등으로 인건비가 줄었다”며 “여객운항 감소로 시설이용료, 공항조업비, 화객비 등도 동반 감소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이들 글로벌 항공사는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대한항공은 고용 유지를 최우선에 두면서도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 델타항공이 7조2000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가장 큰 적자를 나타냈고 아메리칸 항공 약 3조2000억원, 일본 전일본공수(ANA) 3조원, 일본 항공 약 2조4000억원, 유나이티드 항공 1조8000억원의 순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반도체·코로나 백신 운송 수요로 운송 규모 최대

대한항공은 화물 사업이 4분기에도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물 성수기 진입과 코로나19 백신 수송 등에 따라 화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4분기에는 반도체, 자동차 부품, 전자상거래 물량 등 전통적 항공 화물 성수기가 도래한다”며 “코로나19 2차 팬데믹 방역 수요와 해상 운송의 항공 운송 전환 등 고단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공정보포탈시스템의 항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집계된 품목별 수출화물 실적에서 메모리 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 화물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료=
자료=항공정보포탈시스템

향후 코로나19 백신 운송을 위한 항공 수요 증가도 4분기 실적 확대가 기대되는 요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9월 코로나19 백신 운송을 위해 시설·보안·통관절차의 준비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ATA는 그러면서 “백신 운송으로 인해 항공화물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방대하다”며 “절반을 육상으로 수송한다고 해도 항공기를 통한 운송 규모는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컨테이너 공급 부족 및 운임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별도기준 1790억원의 영업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따른 수송이 시작될 경우 항공화물 부문의 실적 개선 폭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여객 사업 전망에서 대한항공은 “여객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 개편 등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언택트 서비스 환경을 확대할 것”이라며 ”국가별 운항 제한 완화와 자가 격리 면제 추이를 고려한 노선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수요가 회복되면 곧바로 대응하기 위한 탄력적 공급 운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와 관련, “단기적으로 트레블버블(방역 우수 국가 간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 체결 여부에 따라 일부 국제선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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