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얼마까지 떨어질까...美대선, 한국 증시 영향은
코스피 얼마까지 떨어질까...美대선, 한국 증시 영향은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11.03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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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변동성 불가피...코스피 2000선까지 추락할 수도
트럼프·바이든 “내가 미국의 대통령”이라 우기는 사상초유 사태 발생할까
누가 당선돼도 美, 정부지출 늘린다...대선 이슈 ‘저점매수’ 기회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 중 선거일에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 중 선거일에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미국 대선(3일·현지시간)과 관련, 한국 증시 변동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이에 따라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밀릴 가능성도 점쳐지는 가운데 각종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저점매수의 기회라는 시각도 일각에서 나온다.

증시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하지 않기 위해선 대선 결과가 단기간에 나와야 하지만 장기화할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한편, 대선만큼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경기부양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 중 어느 한쪽이 당선돼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韓증시, 변동성 불가피...코스피 2000선까지 추락할 수도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 결과가 선거 당일에 결정되지 못하고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때 증시 컨센서스는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르웨이브’로 기울었지만 지난달 들어 트럼프 지지율과 긍정 평가가 반등하면서 가능성은 감소했는데 이 부분이 최근 증시 변동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의 ‘미 대선, 결과 확인까지 얼마나 걸릴까’라는 보고서를 보면, 전일 기준 코스피는 지난달 13일 전고점대비 4.3% 하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3영업일 연속 약 1만4000, 1만3000계약씩 순매도 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결국 국채발행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과 함께 대선 이후 소송(우편투표 관련) 전,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우려 등이 더해져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대선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악의 경우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점쳐지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투자심리 위축으로 코스피는 2000선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증시는 대체로 미국 대선 당일에 가까워질수록 약세를 보이다가 대선 이후 반등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다만 고어 후보가 불복선언을 했던 2000년 대선이라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2000년 대선에는 재검표 논란으로 코스피는 대선 당일 대비 9%까지 하락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를 현재 코스피에 적용하면 2,063포인트로 3월 저점 대비 상승분을 38.2% 되돌리는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바이든 “내가 미국의 대통령”이라 우기는 사상초유 사태 발생?...‘압승’만이 답

트럼프와 바이든, 누가 당선돼도 선거일에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증시 변동성 확대 폭은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우편투표가 확대된 가운데 우표투표 개표 결과 바이든의 승리로 나온다면 트럼프의 불복으로 당선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추가 부양책 합의 지연과 함께 불확실성은 높아진다. 관망세 속에 증시는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큰 폭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경합 주에서 격차가 좁혀지면서 실제 결과를 예단하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12개 경합주의 선거인단 수는 197명으로, 트럼프는 선거인단 수가 많은 7개 주에서 승리하면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 경합주 내 바이든-트럼프 지지율 격차는 30일 전 대비 감소했는데 지지율 차가 1% 미만인 주의 선거인단 수는 89명이다. 추가로 3~5개주에서 반전이 일어난다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게 된다.

선거일에 트럼프가 승리한다 해도 반전은 우편투표에 달려있다. 미국 언론과 국내 증권업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 개표에서 앞서면 일부 주의 우편투표 개표를 무시하고 빠르게 승리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미국 대선 조기 투표에는 920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우편투표 참여 비중은 64%를 차지하는데 참여자 상당수가 민주당 지지자다.

확률은 지극히 낮겠지만, 대선이 끝나면 트럼프와 바이든이 서로 "내가 미국의 대통령"라고 주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방인성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추가 봉쇄조치 가능성, 미국의 추가 부양책 합의 지연이라는 악재도 감당하기 힘든 형국”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표 결과 발표 지연 ▲근소한 차이로 두 후보 중 한 명이 승리 시 패배 진영 측의 대선 불복 및 그에 따른 대법원 승소 가능성 등 미국 대선 관련 불안 요인들이 더해졌다”고 했다.

누가 당선돼도 정부지출 늘린다...대선 이슈 ‘저점매수’ 기회 전망도

미국 대선 이후 각종 불확실성에 의한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가 저점매수 기회라는 판단도 나온다.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와 후보 간의 상반된 정책 등이 투자심리를 흔들어 단기 영향력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겠지만 단기 이벤트가 금융시장의 추세를 결정하지는 못한다는 시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에 흔들리면 산다’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글로벌 대비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대선이 한국 증시의 매력을 높이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 펀더멘털 환경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경제의 차별적인 모멘텀, 안정성, 실적 상향조정, 자산가치 매력을 높여줄 원화 강세가 이미 시작됐다”며 “한국은 글로벌 주요국 중 2021년 GDP가 2019년(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몇 안 되는 국가로, 기업실적 측면에서도 2019년 대비 2021년 이익증가율은 한국이 65.8%로 압도적인 1위이다”고 덧붙였다.

대선만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는 미국의 재정정책이다. 만약 바이든이 당선되면 트럼프의 불복 가능성으로 단기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시장의 예상과 달리 재정정책 기대감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 누가 당선되든 정부지출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KB증권은 ‘민주당=정부지출 확대’vs‘공화당=정부지출 축소’라는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경제 상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은택·김민규·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2021년 주식 전망-후기 코로나 시대의 한국증시’라는 보고서에서 “지금의 경제 상황은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대선 이후에는 경기부양책이 불가피하다”며 “누가 ‘더 많이’ 쓸 것이냐의 차이로 인해 금융시장에서의 단기 반응은 달라질 수 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어느 쪽이 당선되든 방향성은 같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 미 대통령의 정당과 GDP 대비 정부지출을 비교하면, 눈에 띄는 2번의 정부지출 급증 사례는 모두 민주당 집권기였다. 즉 이분법적 접근이 맞는 듯 보인다. 하지만 각 대통령의 집권 기간 중 GDP 대비 정부지출 증가 폭을 비교해보면, 의외로 공화당 집권기 때 GDP 대비 정부지출 증가 폭이 더 크다. 2020년을 포함해 GDP 대비 정부지출이 이례적으로 급증한 3번의 사례를 제외하고 계산하더라도 결과는 같다. (KB증권)
과거 미 대통령의 정당과 GDP 대비 정부지출을 비교하면, 눈에 띄는 2번의 정부지출 급증 사례는 모두 민주당 집권기였다. 즉 이분법적 접근이 맞는 듯 보인다. 하지만 각 대통령의 집권 기간 중 GDP 대비 정부지출 증가 폭을 비교해보면, 의외로 공화당 집권기 때 GDP 대비 정부지출 증가 폭이 더 크다. 2020년을 포함해 GDP 대비 정부지출이 이례적으로 급증한 3번의 사례를 제외하고 계산하더라도 결과는 같다. (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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