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참수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외신에 따르면 용의자는 경찰에 체포된 후에 아랍어로 “신은 가장 위대하다”고 외쳤다. 대체 그 신은 어떤 신인가. 신의 이름을 빌어 보통 시민을 참수한 이유는 무엇인가.
신간 <세계 이슬람을 읽다>(경진출판. 2020)는 그 복잡한 질문의 답을 찾는데 일조하는 책이다.
책은 세계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아랍의 이슬람만을 다룬 게 아니라는 점이 특별하다. 미국에서의 이슬람, 유럽에서의 이슬람, 중국과 중앙아시아, 동남아, 그리고 한국에서의 이슬람을 ‘각각’ 다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 독자에게 입체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
이를테면 미국에서 이슬람을 이해하려면 ‘미국우선주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2014년 8월 20일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사건이 있었는데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중동에 대한 강경책을 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미국우선주의’의 기치아래 힘에 의한 평화, 즉 급진 이슬람 그룹을 격퇴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유럽 편에서는 현재 무슬림과의 갈등 원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무슬림 이민자들이 정착한 유럽사회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되고 반사회적 행동을 표출하는 원인에는 이들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적 배제에서 찾을 수 있다. 유럽의 무슬림들은 ‘경계 밖에 머무르는 자’들로서 주류 사회로부터 모든 형태의 사회적 배제 대상으로 존재한다.” 82쪽
그렇다고 유럽인 역시 피해의식과 공포감을 갖고 있다. 이는 ‘유라비아’란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 유라비아 (eurabia)는 유럽(Europe)과 아라비아(Arabia)의 합성어로 유럽의 이슬람화를 뜻한다. ‘결국은 유럽이 이슬람의 영향을 받는 이슬람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공포가 함축되어 있다.‘(93쪽)
한국에서의 이슬람 분석도 눈길을 끈다.
우리 사회는 서구적 관점으로 인해 이슬람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편견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게 ‘명예살인’이다. 여성이 강간을 당했거나 불륜을 저질렀을 때 가족 구성원이 가족의 명예를 위해 해당 여성을 죽이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이슬람에서 명예살인은 금지되어 있다.
“아랍과 이슬람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명예살인은 아랍 지역의 전통적인 관습일 뿐이며, 종교와는 상관이 없다. 이러한 명예살인도 아랍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다만 전통적인 시골사회나 매우 엄격한 아랍 가정에서 가끔 발생하기 때문에 해외언론에 대서특필된다.” 46쪽
책은 앞에서 서술한 ‘국가 별 이슬람’을 한 꼭지씩 맡아 7명의 저자가 참여했다. 이슬람 전문가 외에 해당 지역과 국가를 연구하는 지역학 연구자들 다수다.
저자들은 “지역 문화에 근거한 시각으로 종교적 편견이 없이 보다 객관적으로 이슬람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며 “이 책은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교수들의 본연의 전공과 관련된 지역의 이슬람에 대한 저술은 세계의 이슬람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슬람은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종교다. 따라서 이슬람에 대한 이해 없이는 앞으로 지구촌에서 인류의 공존은 불가능하다.
책은 소소하게 전문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나,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쓰였다. 이슬람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특히 종교적 편견을 버리고 싶은 사람들, 세계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 특히 프랑스 테러 용의자가 말한 ‘신은 위대하다”는 의미를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