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조 에너지 회사로 키운다…LG화학 전지사업부 분사
매출 30조 에너지 회사로 키운다…LG화학 전지사업부 분사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0.30 16:2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터리 안정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LG화학의 전지사업부(배터리) 분사가 최종 가결됐다.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지 25년 만이다. 이로 인해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LG화학의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화학은 새롭게 출범할 LG에너지솔루션을 오는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의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전지사업부 물적 분할 82% 찬성으로 확정

LG화학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동관 대강강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지사업부 분사안이 원안 승인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주총 투표 참가 비율은 77.5%로 이 가운데 82.3%가 찬성해 압도적인 비율로 분사안이 가결됐다.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찬성률은 63.7%를 기록했다. 분사안이 승인됨에 따라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전담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12월 1일 공식 출범한다. 분할등기예정일은 12월 3일이다.

이번 분할은 물적 분할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자본금 1000억원으로 설립된다. 물적 분할할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6조7000억원이다.

LG화학은 이번 물적 분할과 관련해 “전지 사업은 전기차에 대한 정책 지원 확대 등으로 2차 전지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글로벌 경쟁 업체와 완성차 업체 등의 진입으로 산업 내 경쟁은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연간 3조원 이상의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100% 자회사로의 분할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금 증가로 회사의 현재 순차입금은 8조원으로 뛰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회사 측은 이어 “전지 신설법인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으로 대응하고, 최적화된 운영 체계를 갖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면서 “많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 만큼, LG화학의 100% 지분 자회사로 분할하게 되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해 적기에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1위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라고 분할 목적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지 신설 법인의 투자 확대를 통해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1위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주주 메시지를 통해 “LG화학은 지난 25년간 선도적인 전지 연구 개발과 사업 전개를 통해 150조원 이상의 전기차(EV) 전지 수주잔고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리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경쟁의 심화로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구조 부담 등 도전이 만만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지사업에서의 구조적인 체계 구축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지사업부문의 분할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동관 대강강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동관 대강강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 국민연금·소액주주 반대로 차질 빚기도

이번 사업 분할은 압도적인 찬성을 보이면서 마무리됐지만,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27일 국민연금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과 관련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발표하면서 LG화학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LG화학의 지분율은 LG가 최대주주로 30.06%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10.28%를 보유해 2대 주주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8.08%를 나머지 20%가량을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함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이 영향을 받아 분할 가결에 걸림돌이 생겼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배터리 사업 분사 소식이 알려지자, 소액주주들이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빼면 빅히트에서 방탄소년단이 빠진 것과 같다’라면서 분할 반대를 주장했다. LG화학의 주가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달 15일 72만6000원으로 마감한 이후 이달 29일에는 65만1000원을 기록해 10%가 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1일에는 61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자료=LG화학
자료=LG화학

■ 12월 LG에너지솔루션 출범…IPO 등 자금 조달 검토

오는 12월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하면 배터리 소재, 셀, 팩 등의 제조·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친 다양한 서비스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이플랫폼(E-Platform)’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분할로 신설회사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에 나선다. 다만 상장 시기를 두고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으며 추후 지속해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이번 분할이 물적 분할인 만큼, LG화학은 상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의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 부회장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LG화학은 앞으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LG화학은 이날 오후 분할 가결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분할 과정에서 주주들의 일부 우려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라면서 “LG화학은 앞으로 전지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도 한 단계 더 끌어 올리겠다”라고 전했다.

■ 배터리 안정성은 풀어야 할 과제

배터리 안정성은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언급된다. 앞서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EV)가 지난 2018년 4월 출시된 이후 이달 18일까지 총 14건의 화재 사고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충전 중에 일어난 사고가 현대자동차는 이 차량의 국내외 7만7000여대를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코나 화재와 관련한 사안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일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osllc 2020-11-16 10:24:31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