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아직’...카드사, 실적 랠리 속 엄습하는 ‘불안’
코로나 위기 ‘아직’...카드사, 실적 랠리 속 엄습하는 ‘불안’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10.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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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훈 사장 “디지털 정보회사” 탈바꿈 기조 현실화...하나카드 3Q 순익 200%↑
‘영끌·빚투’ 열풍 카드사에도...1~9월 카드론, 전년比 12% 늘어
‘대출 유예’ 폭탄 앞 카드사, ‘건전성관리 예의주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진=하나카드)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진=하나카드)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대다수 카드사들이 올해 3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줄어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연체율 리스크 관리 등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과 그에 따른 건전성 우려는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장경훈 사장 “디지털 정보회사” 탈바꿈 기조 현실화...하나카드 3Q 순익 200%↑

최근까지 실적이 발표된 카드사 중 KB국민·우리카드를 제외한 신한·삼성·하나카드는 지난 3분기에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당기 순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하나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91억원으로 전년 동기(162억원)보다 무려 203.1%나 급증했다. 앞서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보다 순익이 93.7% 늘어난 데 이어 또 한번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이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디지털 정보회사’로의 탈바꿈 경영기조가 현실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장 사장은 취임식에서 “고객 상담을 포함한 모든 접점은 디지털 기반으로 비효율을 제거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들의 만족과 직원과 소통하는 고객의 행복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올 3분기에 업무 전 부문에서 디지털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대면 모집을 줄여 회원 모집비용을 줄인 효과를 봤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온라인 결제가 증가하며 부가통신사업자인 밴(VAN)사 수수료가 줄어든 영향이 있다.

삼성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1.1% 증가한 128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의 실적 상승에는 코로나19로 확산된 언택트 소비 확대와 마케팅 비용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삼성카드의 판매관리비는 4681억원으로 전년보다 3.2% 줄었다. 올 초부터 삼성카드는 수익선 개선을 위해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자제하며 내실경영에 집중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삼성카드는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50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4% 증가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올 3분기에 순이익 1676억원으로 전년 동기(1407억원)보다 19.1% 늘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총 4702억원으로 전년보다 14.4% 증가했다. 할부금융, 리스, 장기렌탈 등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긴급재난지원금 등 유동성 공급에 따라 대손비용이 감소하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위 카드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KB국민·우리카드의 실적은 저조했다. KB국민카드는 3분기에 전년보다 12.9% 줄어든 914억원을, 우리카드는 1.8% 감소한 278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국민카드의 경우 작년 3분기에 발생했던 법인세 조정과 관련된 일회성 이익(282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3분기 실적도 선방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영끌·빚투’ 카드사에도..‘대출 유예’ 폭탄 앞 카드사, ‘건전성관리 예의주시’

카드사들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까지, 각종 우려에도 매 분기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점차 증폭되는 분위기다.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이자 유예 조치가 내년 초에 종료되면 얼마만큼의 부실을 떠안게 될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아울러 코로나발(發) 실물경제 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몰아치며 카드론 규모가 급증한 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연체율이 안정적이지만 유예 조치가 끝나면 연체 리스크가 얼마나 클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라며 “대출자들의 상환 여력이 뒷받침된다면 이런 우려는 기우로 끝나겠지만, 실물경제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한 어렵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올 들어서만 카드론 이용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점도 문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카드론 대출 잔액은 35조2102억원으로 전년(31조3009억원)보다 12% 증가했다. 특히 9월 카드론 이용액은 4조1544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조620억원(34.3%) 급증했다. 이는 올해 3월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규모다. 통상 분기 말은 채권을 매각하기 때문에 전달보다 카드론 잔액이 줄지만 8월보다 11.7%나 치솟았다.

카드론 이용자 중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다중 채무자 비율은 전체 카드론 이용자 중 절반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카드론 잔액 및 연체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카드론 이용자 260만3541명 가운데 146만27명(56.1%)은 3개 이상 기관에서 카드론을 이용한 다중 채무자로 집계됐다. 이 중 1개사에서 카드론을 이용한 차주의 대출 잔액은 3조6849억원(18.0%), 2개사에서 대출받은 차주의 잔액은 7조1379억원(25.9%), 3개사 이상은 18조9663억원(56.1%)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카드론 회수율은 11.8%로,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말(26.6%)보다도 낮아 다중 채무자로 인한 연체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이 증가한다는 것은 일단 수익이 발생하므로 카드사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라면서도 “다만 실물경제 위기는 금융에 그대로 전이되기 때문에 차주들의 상환여력 등에 대해 현재로서는 주의 깊게 지켜볼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출처=각 사
출처=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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