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재 등용, 협력업체와의 공존…'선견지명' 이건희 회장의 업적들
여성인재 등용, 협력업체와의 공존…'선견지명' 이건희 회장의 업적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0.26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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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고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여성 인재 등용과 협력업체 공존공생 선언으로 경제계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이끌었다. 고교 시절 레슬링 선수로 활동하는 등 일찍이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았던 고인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이바지 하면서 한국 경제의 발전은 물론, 문화 부문에서도 능력을 발휘해 기업의 귀감이 된다는 평가다.

2005년 구미 공장을 방문한 고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
2005년 구미 공장을 방문한 고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

■ 여성 인재 등용으로 사회 문화 변화를 이끌다
 
삼성이 일찌감치 여성 인재를 등용한 점도 고 이건희 회장의 앞선 경영 혁신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사회에 만연한 남성중심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여성에 대한 차별을 과감히 없애고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 회장은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자전거 바퀴 두 개 가운데 하나를 빼놓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1987년 회장 취임 초부터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여성들이 육아 부담 때문에 마음 놓고 일하지 못하는 현실에 주목했고 어린이집 사업을 추진하는 등 기업 문화 변화에도 앞장섰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은 채용에 있어 학력과 성별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는 등 실력을 강조한 인재 채용에 힘썼다.

사진=삼성
사진=삼성

■ “협력업체와 공존공생할 것”

고 이건희 회장은 중소기업 등과 공존공생을 강조했다. 취임 이듬해인 1988년, 이 같은 선언을 하면서 삼성이 자체 생산하던 제품과 부품 가운데 중소기업으로 생산 이전이 가능한 352개 품목을 선정했다. 이 회장은 이를 단계적으로 중소기업에 넘겨주기로 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에는 “삼성그룹의 대부분이 양산조립을 하고 있는데 이 업의 개념은 협력업체를 키우지 않으면 모체가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 계열사들에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회사와 수평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으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삼성에서는 ‘거래처’, ‘납품업체’, ‘하청업체’라는 표현이 사라지는 문화가 형성됐다. 대신 ‘협력업체’라는 표현이 자리 잡으면서 모두가 같은 삼성 가족임을 확인했다.

이 회장은 1996년 신년사에서 “협력업체는 우리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신경영의 동반자”라고 선언하면서 이를 공고히 했다.
 
■ 18개월, 170일…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바친 시간
 
서울사대부고 시절, 레슬링 선수로 활약하고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레슬링협회 21∼24대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이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공을 세웠다. 이를 통해 한국을 4대 스포츠대회 모두를 개최한 나라에 올렸다. 한국은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 2018년 2월일 평창올림픽을 개최했다. 앞서 4대 스포츠대회를 모두 연 나라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일본뿐이다.

2011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사진=삼성)
2011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사진=삼성)

2009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건희 회장은 18개월 동안 170일에 걸쳐 해외 출장을 다니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만났다. 이 회장이 누빈 거리를 모두 합치면 지구 5바퀴를 넘어선다는 후문이다. 당시 유치위원장이었던 고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두산그룹 박용성 전 대한체육회장이 힘을 모아 유치전을 지휘했고, 이 회장은 전 세계를 돌며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평창 올림픽 유치와 관련한 이 회장의 일화도 돋보인다. 저녁 약속을 했던 IOC 위원이 다른 일정이 늦어져 약속 취소를 원했지만, 이 회장은 1시간30분을 기다려 만남을 성사시켰다. 또 IOC 위원과의 식사 자리에 항상 당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냅킨을 테이블에 두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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