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거목 이건희 회장 영면…향년 78세
재계 거목 이건희 회장 영면…향년 78세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0.25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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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애도 이어져
지난 2013년 제125차 IOC 총회에 참석한 고(故) 이건희 회장 모습. (사진=삼성)
지난 2013년 제12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모습. (사진=삼성)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한 뒤 치료를 이어왔다. 이후 자가호흡을 하며 재활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삼성은 이날 이 회장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선친인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그룹을 이끌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건희 회장은 경남 의령에서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1947년 상경해 학교를 다녔다. 1953년 선진국을 배우라는 부친의 엄명으로 일본 유학 길에 올랐다.

유학생활을 마친 뒤 서울사대부고 재학시절에는 레슬링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6년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 중이던 홍라희 여사와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1970년대 이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하이테크 산업 진출을 모색했고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그룹 후계자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삼성의 해외사업추진위원장을 맡아 당시 대한석유공사(유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쓰라린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애초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형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창업주의 눈밖에 나면서 이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고(故) 이건희 회장 모습. (사진=삼성)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고(故) 이건희 회장. (사진=삼성)

1993년 신 경영 선언을 통해 초일류 삼성의 기틀을 닦았다. 이 회장은 삼성가 분할이 거의 완료된 뒤 삼성전자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작심발언을 통해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1987년 이병철 창업주 별세 이후 회장에 취임한 고인은 1조원이던 시가총액을 2012년 390조원대로 40배 성장시켰고 총자산 500조원의 외형을 만들었다. 2006년에는 글로벌 TV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스마트폰 1인자였던 애플을 따라잡아 1위를 달성했다. 이에 그치지 않은 고인은 반도체 산업으로 진출해 삼성을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해 20여개 품목 글로벌 1위의 회사로 만들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품질경영, 디자인경영 등으로 도약해, 이 회장의 남다른 집념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고인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구두 논평을 통해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라며 "고인은 반도체, 휴대전화 등의 첨단 분야에서 삼성이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고인께서 살아 생전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한 업적은 결코 적지 않았다"며 "유가족분들께 애도의 말씀을 전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말해 유가족을 달랬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고인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박 장관은 "MBC 경제부 기자 시절 1980년대 말 어느 해 여름 제주도 전경련 세미나에서 한 시간가량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출입기자들과 강의 겸 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라며 "유학 시절 외로웠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집에서 영화를 혼자 많이 보셨다고도 했다. 특히 일본 영화 '천칭'(천칭의 시)은 선대 이병철 회장이 강력히 추천해 주셔서 여러 번 봤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신경영, 창조경영, 인재경영...고인은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끄셨다"며 "그 결과 삼성은 가전, 반도체, 휴대폰 등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대한민국 경제의 큰 별인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면서 "고인의 선지적 감각, 도전과 혁신 정신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 4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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