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 한 달 사이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큰 폭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저 기준금리로 주택대출 금리도 1%대에 근접하면서 은행들은 원가 방어가 필요해진데다 주담대 잔액도 빠르게 늘어나자 위험관리를 위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주요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을 제외한 4곳의 이날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가 한 달 전보다 올랐다.
신한·하나은행은 금리 상단과 하단이 모두 올랐다. 신한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주택대출 금리는 모두 연 2.64∼3.89%다. 지난달 19일(연 2.31∼3.56%)보다 금리대가 0.33%포인트(p)씩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매일 시장금리로 분류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를 보고, 여기에 가산금리를 더해 주택대출 금리를 산정한다. 최근 한 달 사이 금융채 5년물 금리의 오름세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이날 2.612~3.912%로, 지난달 19일과 비교해 상하단이 0.132%p 올랐다. 이 은행은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주택대출 금리를 산정한다.
KB국민·농협·우리은행은 금융채 금리가 아닌 은행연합회가 산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바탕으로 금리를 산정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0.80%로 7월(0.81%)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9개월 연속 내림세인 데다 석달째 0%대다.
통상 코픽스가 떨어지는 폭 만큼 은행들의 주택대출 변동금리도 내렸다. 하지만 최근엔 은행들이 자체 우대금리 정책을 조정하면서 이날 금리 움직임은 각기 다르게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를 연 2.62∼3.82%로 책정했다. 이 금리 기준을 앞으로 한 달 간적용한다. 이전 금리 범위보다 상하단이 0.09%p씩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최저금리는 0.39%p 높아졌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영업점장 우대금리와 일반 우대금리를 폐지했다. 이 때문에 대출 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농협은행의 이날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는 연 2.23∼3.64%로 전날보다 0.01%p 떨어졌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최저금리는 0.20%p 높아졌다. 농협은행은 "이달 1일부로 대출자가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총 0.20%포인트 내렸다"고 설명했다. 최종 적용 금리는 그만큼 올라갔다는 뜻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 금리를 연 2.28∼3.88%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달 초에 가산금리를 0.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날 신잔액 기준 주택대출 금리는 국민은행 연 2.81∼4.01%, 우리은행 연 2.55∼4.15%, 농협은행 연 2.50∼3.91%다. 하나은행은 연 2.332∼3.63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