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패러다임 전환…도약 준비 마친 효성
'수소' 패러다임 전환…도약 준비 마친 효성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09.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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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한국 산업의 초점이 수소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 핵심도 수소다. 수소자동차를 시작으로 수소 도시를 설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2017년 수소위원회를 발족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효성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수소를 중심으로 한 이 같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맞아 도약을 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등 효성그룹 계열사들은 수소 관련 주요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를 발판삼아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고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자료=효성그룹
자료=효성그룹

■ 계열사 적자 속 효성중공업 흑자 전환

효성은 올해 2분기 계열사들의 적자 릴레이 속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직격으로 맞은 결과다.

효성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6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130억원으로 집계돼 전 분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간신히 45억원 증가해 4293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는 1093억원이 증가했고 자본은 114억원이 줄었다. 효성화학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북미 및 유럽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며 “베트남 법인에서 마스크용 부직포 생산 안정화 비용 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효성첨단소재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북미, 유럽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타이어보강재 판매량이 급한 결과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28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매출액도 3772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에 견줘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해 –400억원으로 집계됐다. 효성첨단소재는 다만, “타이어보강재와 관련한 북미, 유럽의 자동차 판매량은 4월을 기점으로 회복 중”이라고 부연했다.

섬유산업을 이끄는 효성티앤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27.51%가 줄어들어 1조5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 785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분기 –8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같은 그룹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효성중공업은 흑자를 기록했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73억원으로 전 분기에 견줘 1133억원 뛰어 흑자전환했다. 중공업과 건설 부문 모두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결과다. 2분기 건설 수주잔고만 3조2562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은 8508억원을 기록해 6381억원으로 집계된 전 분기 대비 133.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악영향이 지속하고 있음에도 수소를 중심으로 한 효성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 효성중공업·효성화학·효성첨단소재, 그린뉴딜 견인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47곳이다. 이 중 효성중공업은 15곳을 세웠다. 국내 전체 보급량의 30%를 넘는 점유율이다. 효성중공업은 이에 더해 오는 2030년까지 총 660기의 수소충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소충전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소를 담을 ‘그릇’이다. 수소는 단위 부피당 낮은 저장 밀도를 갖기 때문에 압축이 핵심이다. 강한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그릇’의 강도가 중요한 이유다. 이를 견딜 수 있는 수소연료탱크의 주된 소재는 탄소섬유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충전소와 수소자동차의 연료탱크는 압력이 LPG의 30배를 상회할 정도로 높다. 또 영하 200도 이하로 온도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강도가 높아야 한다”며 “탄소섬유와 함께 복합 소재를 사용해야 이를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첨단소재가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사진=효성첨단소재)
효성첨단소재가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사진=효성첨단소재)

효성첨단소재는 이 같은 수소연료탱크의 핵심인 탄소섬유를 맡는다. 이를 위해 효성첨단소재는 오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증설한다. 연간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는 충전소용 압력용기, 수소차 저장탱크, 연료전지 스택 기체확산층(GDL)에 적용되는 등 수소경제의 가장 핵심이 되는 소재”라며 “국내에는 효성첨단소재가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공장도 세운다. 지난 4월 독일의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잡으면서다. 효성은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에 액화수소 공장을 세우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곳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해 3만㎡ 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공장을 건립한다. 이는 승용차 10만여대에 사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효성은 설명했다. 새로 지어질 공장에서는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에 린데그룹의 수소 액화 기술과 설비를 더해 액화수소를 생산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에서 수소 플랜트 건설과 수소 충전소 확충, 효성화학에서 액화수소 공급, 효성첨단소재에서 수소 모빌리티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소 사업의 성장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효성그룹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끌며 장을 마감했다. 지주사인 효성은 전날 대비 1.15%오른 7만8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중 7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한 효성중공업은 전일 대비 0.14%하락해 6만9400원으로 마감했다. 효성화학은 1.05% 상승한 14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연일 상승세를 기록했다. 효성첨단소재는 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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